북한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출당·제명하기로 결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이 저지른 범죄행위는 상상을 초월하며 우리 당과 혁명에 끼친 해독적 후과는 대단히 크다"고 공식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장성택이 숙청된 가장 주된 사유는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다.
장성택이 자신을 추종하는 분파를 만들어 김정은 제1위원장과 당의 영도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중앙통신은 "사법검찰, 인민보안기관에 대한 당적 지도를 약화시킴으로써 제도 보위, 정책 보위, 인민 보위사업에 엄중한 해독적 후과를 끼쳤다"고 덧붙였다.
이는 장성택이 장악한 당 행정부가 반당행위의 중심지가 됐다는 말로 풀이된다.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의 측근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도 당 행정부 소속이다.
또 장성택이 정치적 야심에 따라 '자기에 대한 환상'을 지어내고, '아첨분자들'을 모아 분파를 만들고, '지난 시기 엄중한 과오를 범해 처벌을 받은 자들'을 주요 직위에 앉혀 세력을 키웠다고 강조했다.
장성택의 문란한 사생활도 문제를 삼았다.
중앙통신은 "자본주의 생활양식에 물젖어 부정부패 행위를 감행하고 부화타락한 생활을 했다"며 "여러 여성들과 부당한 관계를 가졌으며 고급식당의 뒤골방들에서 술놀이와 먹자판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장성택은 여자관계가 깨끗하지 않아 젊은 시절 바람기 때문에 부인 김경희 당 비서와 별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위원장이 2002년 경제시찰단에 포함돼 서울을 방문했을 때는 "자본주의 문화를 맛보자"며 룸살롱을 찾았다는 소문도 있다.
북한은 장성택이 심지어 마약까지 사용했으며 "당의 배려로 다른 나라에 병 치료를 가 있는 기간에는 외화를 탕진하며 도박장까지 찾아다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