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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Global Metro

10년을 살았는데...보금자리 잃은 中 '하수도 주민'





10년간 하수도에서 숨어 살다 거리로 내몰린 50대 남성의 사연이 최근 중국 언론에 알려지면서 현지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베이징시 자오양(朝陽)구 거리의 맨홀뚜껑 아래 하수도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왕슈칭(52).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지상 주택은 엄두도 못낸다. 반백이 된 머리카락과 나무껍질같이 거친 손이 그가 살아온 세월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면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하수도집'. 반쯤 타버린 초 하나가 이곳의 유일한 빛이다. 3~4㎡되는 공간에 녹이 슨 하수도관은 집의 4분의 1정도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왕슈칭 가족은 쌓아 놓은 옷과 이불더미에서 잠을 잔다. 코를 찌르는 악취와 뒤섞인 습한 공기가 답답해도 바깥보다는 평온하다.

왕슈칭은 "밖에서 이 정도 공간을 빌리려면 최소 300~400위안(약 5만 2000~6만9000 원)은 든다. 아이 셋을 학교에 보내려면 돈이 많이 들어서 이런 데 살 수밖에 없다"며 탄식했다.

그는 오전 3시부터 물통과 걸레를 메고 길가의 택시를 세차하며 돈을 번다. 하루에 버는 돈은 100위안(약 1만7000 원) 정도다.

이곳에서 10년간 생활한 그는 외롭지 않다. 처지가 비슷한 이웃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작은 은닉처를 잃을까 두려워하며 대중의 눈에 띄지 않게 하수도에서 생활해 왔다. 대부분의 시간을 어둠 속에서 지내면서도 큰 소리 한 번 낸 적이 없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수도 주민'들은 최근 둥지를 잃게 됐다. 현지 정부에서 사람을 파견해 시멘트로 맨홀뚜껑을 덮어버렸기 때문이다.

왕슈칭은 하루아침에 집을 잃게 됐지만 이 소식이 언론에 전해지면서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그를 돕겠다고 나섰다. 그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는 사람도 있고, 아이 셋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지원해주겠다는 사람도 있다.

왕슈칭은 "특별한 기술도 없고 배운 것도 없어서 육체 노동밖에 할 수 없다. 일자리 제안을 잘 생각해 보겠다.도움을 주겠다고 한 사람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리=조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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