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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연하장은 당신 그 자체



바야흐로 송구영신의 때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우선 묵은해라는 게 존재하느냐 하는 의구심이 든다. '묵은해=지난 시간'이란 공식으로 생각하면 보내야 하는 타이밍이 언제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시점과 중첩되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또 시간이 사람을 지나가는 것인지 사람이 시간을 보내는 것인지 그 주체를 명확히 하는 게 쉽지 않다. 그저 당연하게 연하장을 쓰고, 문자를 보내고, 인사말을 한다. 올 한해 잘 마무리 하시고 다가오는 새 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핸드폰 문자로, 이메일로, 인쇄된 카드로 소식이 날아 든다.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문장과 감정은 받는 사람에게 어떤 기쁨도 주지 못한다. 그래도 안 보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글자든 이미지든 컨텐츠는 커뮤니케이션에 종속돼 생명을 얻는 요소다. 입장을 바꿔 말하면 커뮤니케이션으로 유효하지 않은 컨텐츠를 보내는 것은 상대방에게 죽어 있는 어떤 것을 전달하는 것에 불과하다. 당연히 감흥은 고사하고 쓰레기 취급 받는다. 고작 쓰레기를 유통시키기 위해 적지 않은 돈, 시간, 에너지를 낭비하는 게 아쉽다.

편리함이란 최소한의 형식을 갖췄다는 자신 만의 위안이다. 타인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와의 소통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감사를 보낸다는 것은 일상에서 그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꿔왔다는 증거다. 표현에 서툴지라도 진심이 담긴 문장은 빛나기 마련이다. 읽는 사람은 단어 하나 어미 하나에서 자신과 소통하고 싶은 진실을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비슷한 것들의 과잉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You & I'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컨텐츠는 가치가 높다. 그 가치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작업이 연하장이다.

손 글씨에 익숙하지 않아 손등이 굽고,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 팔뚝 근육이 뭉치는 것 같고 어깨와 등, 허리가 경직돼 불편하다. 석 장만 써도 더 쓸 말이 없다. 해결책은 단순하다. 상대방을 떠올리고, 연하장이 그와 나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컨텐츠라는 걸 기억하면 된다. 빨리 써서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느리게 써서 'You & I'의 한 점을 찍는 게, 인쇄된 백 장을 보내느니 악필로 점철된 열 장을 보내는 게 백 배 남는 장사다. 송구영신은 그렇게 하는 거다. 연하장은 당신 그 자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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