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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감성과 촌스러움의 사이에서

▲ 브라더 크리에이티브센터에서 만든 카드와 별모양 종이 악세사리. /브라더코리아 제공



"걔는 뭐하니? 결혼은?"

얼마 전 15년 만에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였다) 동창을 만났다. 대학 시절 이후 처음 만났는데 외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아 놀랬다.

더욱 신기한 것은 30분정도 이야기를 나눴을까 하고 시계를 봤더니 3시간이 흘렀다는 점이다. 오랜 친구와 함께 옛 추억을 떠올리다보니 시간이 빨리 지나간 모양이다.

'과거' '기억' '추억'이라는 테마가 대화에 끼어들면 어지간해서는 중도하차를 하기 어렵다. 결국 "연초에 다시 만나자"는 말로 아쉬움을 달래며 작별을 했다.

물건을 사고 파는 영역에서도 추억을 들먹이면 소비자의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아 둘 수 있는 것 같다. 최근 불고 있는 복고 열풍을 보면 더욱 그렇다.

IT 분야만 해도 '디지로그'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대중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합성어로 더 이상 디지털 방식을 거부할 수 없는 세상이지만 아날로그가 주는 매력도 포기할 수 없다는 '최후의 저항'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아이폰 케이스 제작사로 유명한 벨킨은 최근 레고 장난감을 접목한 케이스를 선보였다. 케이스 앞 부문을 레고 판으로 만들어 실제 레고 블록을 끼워 장난감처럼 즐길 수 있다.

6세인 큰 딸은 이 케이스를 입힌 아이폰을 보더니 "아빠 장난감이지?"라고 되물었다. 순수한 아이의 눈에 비친 첨단 스마트폰은 그 순간 만큼은 80년 전통의 장난감 레고였던 것이다.

e-메일 성탄 카드, 카톡 연하장을 흔히 주고받는 시대다. 하지만 손으로 직접 눌러 쓴 글이 담긴 종이 카드가 주는 특유의 진정성은 느끼기 어렵다.

글로벌 프린터·복합기 브랜드 브라더는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의 연하장을 누구나 공짜로 만들 수 있게 돕는 '브라더 크리에이티브 센터'(http://www.brother.com/creativecenter)를 운영하는 이유다.

크리스마스, 새해 등 주요 시기에 맞춰 간편하게 손카드, 팜플렛, 우편물, 포스터, 앨범, 스크랩북을 만들 수 있고 종이 접기나 스도쿠와 같은 전통적인 아날로그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카메라 제작사 캐논이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 파크'(http://cp.c-ij.com/en/index.html)는 동심을 자극하는 3D 팝업카드를 만들 수 있게 한다. 여러 형태의 카드 봉투를 별도 출력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이제는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의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3'는 지난 10일 출시 2개월 만에 글로벌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다.

큰 화면, 빠른 속도 등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펜을 쓸 수 있는 아날로그적 사용자환경(UI)도 무시할 수 없다. 갤노트3에 달린 펜은 '손가락으로 터치'만 해야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연필, 샤프, 볼펜과 같은 필기도구에 익숙한 이들에게 '끄적거리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게다가 손으로 번호를 적은 뒤 바로 전화를 걸거나 연락처에 저장할 수 있고 '강남역 2번출구'라고 적으면 이를 지도로 연결해준다. 감성에 영리함까지 갖췄으니 이 기기가 예쁠 수밖에 없다.

갤노트3 판매량이 글로벌 시장을 기준으로 한 것인 만큼 다른 나라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도 아날로그의 향수를 그리워하고 있음은 분명해보인다.

올해부터는 대입에서도 역사교육학과가 뜬다고 하니, 성공을 원한다면 기업이든 사람이든 옛것을 알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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