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핵심 주거정책인 '행복주택'이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후퇴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8.28대책 후속으로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행복주택 공급 물량을 종전 20만 가구에서 14만 가구로 대폭 축소한데 이어, 시범사업지구 물량도 절반 이상 줄이기로 했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무릎을 꿇은 것이다.
◆국토부, "물량 줄이고 다시 대화하겠다"
국토교통부는 11일 목동 등 행복주택 5개 시범지구에 대해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의견을 대폭 수용, 가구수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목동 2800→1300가구 ▲잠실 1800→750가구 ▲송파 1600→600가구 ▲고잔 1500→700가구 ▲공릉 200→100가구 등 지역별로 적게는 38%에서 많게는 50%까지 물량이 줄어든다.
국토부는 가구수를 대폭 축소할 경우 그동안 제기돼 온 교통·교육 무제, 주변 임대시장 악영향, 인근 지역 경관 및 일조권·조망권 피해, 체육시설·주차장 등 기존 편의시설 이용 제한 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지역주민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대화의 장을 마련코자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5개 지구별로 주민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또 주민설명회 이후에도 지구지정, 지구계획 및 사업계획 수립 등 과정에서 계속해서 지자체 및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이 과정에서 합리적인 요구사항은 적극적으로 수용해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시범지구 물량 조정으로 인해 감소하는 가구수는 향후 후속지구 물량에서 확보해 전체 행복주택 공급 물량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 "님비에 편승하지 말라"
이 같은 국토부의 계획이 발표되면서 시민단체는 정부의 행복주택 정책이 일부 반대 여론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거권을 위한 5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주거안정국민회의는 11일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주택 확대는 전월세 안정과 서민주거복지 실현에 꼭 필요하다"며 "지자체와 정치인들이 님비(NIMBY)에 편승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주거안정국민회의는 "행복주택은 대규모 택지개발이나 주택 분양사업이 아닌 만큼, 집값 하락이나 학급 과밀 등의 반대사유는 허구"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젊고 구매력 있는 인구가 유입돼 세대간 균형도 맞추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며 "행복주택 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