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마다 열리는 방송 3사 연기대상 시상식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누가 대상을 받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 올해의 연기대상은 '여인천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뚜렷한 흥행작이 드물어 대상 결과를 쉽게 예측하긴 힘들다.
MBC는 하지원·박원숙·한지혜로 대상 후보가 압축되고 있다.
하지원은 방영 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기황후'를 시청률 20%가 넘는 인기 드라마로 자리매김하게 한 일등공신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후보다. 훗날 기황후가 되는 냥이 역할을 맡은 그는 뛰어난 캐릭터 몰입도로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이끌었다.
박원숙은 '백년의 유산'에서 악독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시어머니 방영자 역을 실감나게 연기해 30% 이상을 기록한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고, 한지혜는 '금 나와라 뚝딱'에서 착하고 억척스런 몽희와 도도한 재벌집 며느리 유나, 1인2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KBS에서는 김혜수·황정음·주원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혜수는 방송 직전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지만 '직장의 신'에서 만능 계약직 미스김을 맞춤 옷을 입은 듯 소화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고달픈 직장인들에게 위로를 선사하는 한편, 미스김 특유의 말투와 대사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황정음은 '비밀'에서 완벽한 변신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한 여인 강유정을 열연해 호평을 받았으며, 주원은 '굿닥터'에서 자폐 성향이 있는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천재 의사 박시온으로 안방극장에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SBS는 이보영·송혜교·공효진의 삼파전이다.
이보영은 화제성과 흥행을 동시에 잡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속물이었지만 초능력 소년 박수하를 만나 진심을 다하는 변호사로 변모하는 장혜성을 흥미롭게 연기했다. 특히 열 살 연하인 이종석과의 달달한 로맨스로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송혜교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시각 장애를 지닌 채 가슴 아픈 사랑을 하는 대기업 상속녀 오영 역으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고, 공효진 역시 '주군의 태양'에서 귀신을 보는 태공실 역을 맡아 자신의 장기인 로맨틱코미디 연기를 제대로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