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잃고 농구공에 구멍을 내 거동하는 첸훙옌(17). '농구공 소녀' 첸훙옌이 중국을 대표하는 장애인 수영선수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윈난성 루량(陸良)현 출신인 첸훙옌은 지난 2000년 차 밑에 깔려 골반 아래쪽을 완전히 절단해야 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4살이었다.
집이 가난해 의족을 사줄 수 없던 아버지는 낡은 농구공을 잘라 그의 허리 아래쪽에 고정시켰다. 이동을 할 때는 양손에 특별히 제작한 나무 지지대로 지탱하며 몸을 움직였다. 이렇게 그는 농구공에 의지해 몸을 움직이는 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그는 경제적인 문제로 공부를 계속 할 수 없던 차에 많은 장애인 수영선수를 양성한 장훙구(張鴻鵠) 코치의 눈에 들었다. 장 코치는 그에게 수영선수가 되라고
권유했다. 같은 해 8월 윈난 장애인연합회의 지원으로 장 코치는 전국에서 첫 장애인수영부를 결성했고, 첸훙옌은 첫 선수단이 됐다. 전문 장애인 수영훈련을 받으며 그의 새로운 인생이 열렸다.
하반신이 없는 그는 물에서 방향감이 없어 좌우로 흔들리기 쉬웠고, 이는 속도에 영향을 미쳤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 코치는 양 어깨의 평형을 유지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을 시작했다.
장 코치는 훈련을 하면서 그가 수영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첸훙옌은 부력이 매우 좋다. 물과의 접촉 면적이 작기 때문에 마찰력이 적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팔 힘도 좋고, 무엇보다도 인내심과 끈기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첸훙옌은 7년 경력의 '베테랑' 수영선수다. 2008년에는 윈난성 장애인경기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2009년 전국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18세 이하)에서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땄다. 2011년 전국장애인경기대회에서는 여자 평영 100m에서 3위를 차지했다.
얼마전에는 새로운 다리도 생겼다. 지난 9월 중국재활센터 의족전문가들은 그의 팔 길이를 바탕으로 정상적으로 성장했을 때의 키를 164㎝로 계산해 이에 맞춘 의족을 제작했다.
첸훙옌은 "더 열심히 훈련해서 기록을 향상시키겠다"면서 "국제 경기에 참가해 세계적인 수영선수로 발돋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