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커피'로 연대를 하는 이색 까페가 눈길을 끌고 있다.
경제위기로 꽁꽁 얼어붙은 겨울을 녹여주는 이 까페는 사람들이 돈을 내는 만큼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커피를 제공한다. 까페 안에서 커피 티켓을 구입하면 그 돈은 다른 사람들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반대로 돈이 없을 경우 다른 사람들이 낸 돈을 통해 공짜로 커피를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 프랑스에선 아직 드문 '커피펀딩'방식의 이 까페는 현재 60여개 지점이 각지에 퍼져 있다. 커피펀딩은 이탈리아 나폴리 전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전세계적으로 퍼진 까페 유형이다.
커피펀딩을 하는 까페일 경우 까페 문 앞엔 'Cafes suspendus(커피 있음)'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커피 펀딩의 목적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커피 뿐 아니라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커피펀딩을 하는 한 까페의 사장 아미라 드베르쉐르(Amira Deverchere)는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커피펀딩을 접한뒤 지난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내가 꿈꿔왔던 사업과 많은 부분이 닮아 있어 눈에 띄었다. 커피펀딩은 '자선'이라고 하기 보단 '연대'의 한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용기,격려를 담은 메모·그림 눈에 띄어
서비스 도입 초기당시엔 고객들의 불만도 높았다. 커피펀딩의 수혜자가 노숙자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미라 드베르쉐르가 끊임없이 고객에게 커피펀딩의 방식과 의의를 설명한 결과 노숙자 뿐 아니라 커피,식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서비스를 애용하기 시작했다. 까페에 들린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쪽지나 그림으로 용기를 불어넣는 경우도 많아졌다.
서비스 수요자가 공급자보다 많을 경우 까페 지붕은 노란색으로 변한다. 아미라 드베르쉐르는 "이렇게 표시를 해두면 사람들이 서비스 현황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능동적 대처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또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단순히 불쌍하게 봐선 안된다. 모든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장이지만 역시 카페 펀딩에 참여하는 아미라 드베르쉐르는 누구나 커피 티켓을 구입해 '연대'의 힘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나탈리 블로쉬-시트봉 기자 · 정리 = 정주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