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관할 업체 관계자들에게 청첩장을 보내 축의금을 받은 행위는 뇌물 수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는 16일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현금 및 골프·식사 접대, 축의금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소속 5급 공무원 김모(57)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비록 사교적 의례의 형식을 빌렸더라도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다면 그 금품은 뇌물이 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명백하게 인정되지 않는 한 김씨가 딸의 결혼식과 관련해 지도점검 대상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축의금을 받은 것은 뇌물수수로 판단해야 한다. 이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채 일부 축의금 수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A업체로부터 과태료 부과 무마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아 챙겼고, 다른 업체 관계자로부터도 수십 차례에 걸쳐 골프와 식사 접대는 물론 현금까지 수수했다가 기소됐다.

1심은 현금 및 골프·식사 접대는 물론 축의금도 뇌물로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500만원과 추징금 1600여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는 일부 축의금은 뇌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원 및 추징금 1200여만원으로 감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