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도별 관객수와 극장 매출액 추이 /영화진흥위원회 자료(12월 15일 기준)
국내 영화시장에 2억 관객 시대가 열렸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전체 관객 수는 1억9932만8288명을 기록했다. 평일 기준으로 20만~30만 명이 극장을 찾는 것을 감안하면 18~19일쯤 2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 5000만 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국민 1인당 1년에 극장에서 4편의 영화를 봤고, 하루 평균 56만 명이 영화관으로 향한 셈이다.
이 같은 대기록 달성은 한국영화의 선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해 한국영화는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1억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해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했던 한국영화는 올해 무려 한 달이나 이른 11월 29일 1억 1478만 명을 모아 지난해 기록(1억1461만 명)을 넘었다.
세계적인 명성의 한국 감독이 진행한 글로벌 프로젝트부터 신파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쏟아졌고, 유능한 신인 감독들이 이를 뒷받침하면서 올해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열었다.
봉준호 감독은 할리우드 스타를 기용한 '설국열차'로 933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흥행 2위에 올랐다. '설국열차'의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관상'은 사극 불패 신화를 재현하며 913만 관객으로 3위를 차지했다. 올해 관객 동원의 일등공신은 '7번방의 선물'이었다. 새해 시작과 함께 개봉(1월 23일)한 이 영화는 1281만 명을 불러모으며 역대 흥행순위 3위에 자리했다.
올해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도 '베를린'(716만 명) '은밀하게 위대하게'(695만 명) '숨바꼭질'(560만 명) '더 테러 라이브'(557만 명) '감시자들'(550만 명) 등 8편에 달했다. '도둑들'(1298만 명) '광해, 왕이 된 남자'(1231만 명) '늑대소년'(665만 명) 등 3편에 불과했던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하며 다양한 콘텐츠에 관객들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음을 입증했다.
한국영화의 선전으로 전체 극장 매출도 급성장했다. 2009년 처음 1조원을 돌파한 이래 소폭 상승세를 보여오다 지난해에는 1조455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이미 1조4500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1조5000억원 돌파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콘텐츠의 발전적 변화 외에 가족을 중심으로 한 관람 문화 변화도 관객 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30~40대를 중심으로 자녀를 동반하거나 부모와 함께 극장을 찾는 관객이 많아졌다.
맥스무비 영화연구소 김형호 실장은 "한국영화의 중흥기를 경험한 1990년대 학번이 30~40대 부모가 되면서 영화 관람을 가장 대표적인 오락 문화로 삼고 있다. 이들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무계획적으로 극장을 찾는다"며 "뮤지컬·연극 등과 함께 '문화 생활'로 분류되던 영화가 이들에 의해 '생활 문화'로 바뀌는 양상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