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 노동조합은 16일 서울 합정동 LIG손해보험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IG그룹의 구자원, 구본상 일가의 기업어음(CP) 피해 보상은 실형을 피하려는 파렴치한 꼼수"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은 지난달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사주의 사재를 출연해 LIG건설 CP 사기 사건 피해자들의 손실액을 100% 보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각각 징역 3년과 8년의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된 뒤 두 달이 지난 시점에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보상은 CP 피해자에만 국한돼 진행되고 있다"며 "노조 및 임직원들은 LIG그룹의 보상안이 사주들이 받은 징역형에 대한 처벌을 감경 받아 집행유예를 받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힐책했다.
또한 "LIG그룹은 지난 2006년 자산 4000억원 수준의 건설회사 건영을 인수해 LIG건설을 만든 뒤 각종 부실 방만 경영을 일삼아 1조4000억원의 빚더미에 올려놨다"며 "구씨 일가의 부실경영과 고의부도로 하루아침에 법정관리에 처해져 고통을 겪어야 했던 직원들은 분노와 배신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노조는 "구씨 일가에 LIG건설이 회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을 요구한다"며 "임직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 뒤, 인수합병(M&A)를 통해 새 주인을 찾아 올바른 기업회생을 통해 옛 명성을 되찾고 협력업체들에게 다시 일어서는 기회를 줄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구자원 회장이 CP를 대신 보상해준 것을 추후 LIG건설에 청구하지 말 것 ▲합정동 LIG손보 사옥 건설 과정에서 LIG건설에 준 공사 선수금에 대한 구자원 회장의 채권 탕감 등을 주장했다.
한편, LIG건설 노조는 앞으로 LIG손보 앞에서 LIG 사주 일가 규탄 집회를 열고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투쟁을 계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