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성 맹세문을 낭독하고 있는 최룡해. /조선중앙TV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충성맹세대회'에서 단독으로 연설을 펼쳐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 총정치국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를 하루 앞둔 16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열린 인민군 충성맹세 모임에서 "1950년대 준엄한 시련의 시기 위대한 수령님의 권위를 헐뜯으려는 반당분자들을 가차없이 쏴죽이겠다고 추상같이 외치며 권총을 뽑아들었던 항일혁명투사들"을 본받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영도를 따르지 않는 자들을 색출해 처단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총을 뽑아들었던 항일혁명투사'는 그의 부친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최현은 김일성 주석 시절인 1956년 '8월 종파사건'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권총을 꺼내들고 김 주석 체제에 반기를 든 '소련파'와 '연안파'의 기를 꺾은 일화로 유명하다.
김일성 주석과 항일빨치산 운동을 함께한 최현은 김 주석보다 나이도 많고 빨치산으로서 명망이 더 높았지만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에게 끝까지 충성했다.
최룡해가 부친을 거론하며 자신의 '충신 혈통'을 내세운 것은 김일성 주석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으로 이어진 최고지도자 가계에 대를 이어 충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반당·반혁명 종파분자로 낙인 찍혀 처형된 장성택과는 태생적으로 다름을 과시하면서 향후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 강화를 주도해나갈 인물이 자신임을 시사한 것이다.
특히 최룡해는 이날 인민군 충성맹세 모임에서 단독으로 전체 인민군을 대표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충성을 맹세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1주기인 지난해 12월 17일 열린 인민군 충성 결의대회에서 최 총정치국장뿐 아니라 장정남 당시 1군단장, 리영길 당시 5군단장 등이 나서 연설을 한 것과는 뚜렷이 대조된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인민군 충성맹세 모임은 최룡해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최룡해가 군을 중심으로 김정은 체제를 떠받드는 주축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