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현재현 회장(64)이 검찰에 세 번째로 소환된 19일 피해자들이 몰려들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과 고의적 법정관리 신청 의혹을 받고 있는 현 회장은 검찰로부터 출석을 통보받은 시각인 오전 10시 정각에 검은색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현관에 도착했다. 이때 현 회장을 기다리던 동양그룹 회사채·CP 피해자들 약 30여 명이 갑자기 차량으로 몰려들면서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피해자들은 "현재현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연달아 외치며 피해 회복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심한 욕설도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차량 문에 계란을 투척하고 발로 찼다. 일부 여성 피해자들은 차량 문 앞에 드러누워 손잡이를 붙들고 "돈을 내놔라. 돌려달라"며 절규했다.

차문을 열고 내리려던 현 회장은 갑작스런 시위에 막혀 5분여 동안 차에 갇혀 있었다.

동양그룹 측과 검찰청사 방호원들이 나서 현장질서를 정리하려 했으나 시위는 쉽게 진정되지 못했고 결국 현 회장 측은 피해자들을 뚫고 청사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이 피해자들에게 맞아 얼굴 부위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현 회장이 검찰 조사실로 향한 이후에도 현 회장과 부인 이혜경 부회장(61)의 구속을 요구하며 5분여 동안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또 시위 직후 구속수사 등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현 회장은 앞선 조사에서 "CP발행 당시 어음을 상환할 능력과 의사 모두 있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