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쓰레기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이큐브랩 권순범 대표는 이 한줄의 고민에서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 '클린큐브' 개발에 나섰다. 이 제품은 원격 모니터링으로 태양광을 통해 내부 쓰레기를 자동 압축하고, 그 결과를 통신으로 알려준다. 창업 아이템이 쓰레기통 인데다 청년 기업가들이 대부분 IT 창업에 쏠리는 점에서 이큐브랩은 독특한 벤처다.
2006년 당시 연세대 전자공학과 신입생이었던 권 대표는 거리에 가득한 쓰레기를 보고 혼란스러웠다. 그는 "마산에서 올라와 신촌에서 자취를 했는데 당시 신촌 거리는 정말 더러웠다"면서 "밤이 될수록 쓰레기통이 차고 넘쳐서 악취가 곳곳에 진동했다"고 말했다. 또 "환경미화원 분들은 보통 새벽 4~5시에 출근해서 오후 2~3시까지 근무하시더라"면서 "24시간 내내 쓰레기통이 관리될 수 없다면 쓰레기통 자체를 개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친구들과 머리를 맞댄 끝에 쓰레기를 자동으로 압축시키는 쓰레기통 개발에 뜻이 모아졌다. 전문적인 이론 습득을 위해 산업공학과로 전과까지 했다. 부모님은 아들이 대기업 엔지니어로 살기를 바랐지만 묵묵히 응원했다. 권 대표는 왕십리 재개발 공사판 속 허름한 사무실에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자금은 지인들과 푼돈을 모아 마련했다.
권 대표는 "자동 압축 기능을 이용하면 같은 용량의 쓰레기 봉투라도 최소 4배에서 최대 8배까지 쓰레기를 담을 수 있다"면서 "이큐브랩 쓰레기통은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밤낮으로 압축하니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가득 축적된 태양광 에너지는 최대 2주간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유통이었다. 서울시의 문을 두드렸으나 검증되지 않은 신생 기업은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권 대표는 한화그룹이 태양광 에너지 사업을 활발히 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기획서를 보냈다. 한화그룹의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이큐브랩은 한화케미칼에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 60대를 판매할 수 있었다. 이후 고려대,동국대,서울대,연세대 교정에 이큐브랩의 쓰레기통이 놓여졌고 중동에서도 러브콜을 받았다.
이큐브랩은 평균 연령 27세의 임직원 12명이 모인 작은 벤처지만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달에만 대한민국 창조경제대상 장관상과 프랑스 최대 환경 전시회 '폴루텍' 이노베이션 배지상을 받으며 국내외에서 두루 인정 받았다. 특히 이큐브랩은 폴루텍의 20여 개 수상 기업 중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 현지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창업 초기였던 2011년에는 '유럽 코리아 비즈니스 아이디어 경진대회' 우승에 올랐다.
지난 여름에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의 한국 고객 기업 1호로도 선정됐다. 권 대표는 "해외 진출 시 자동 압축 기술에 대한 통신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보다폰과 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큐브랩의 제품은 호주,사우디 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연합에 수출 중이며 내년에는 14개국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권 대표는 "서울시의 조달 등록도 이뤄져 내년 초부터는 서울 시내에서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그는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 버전 2 출시를 준비 중이다. 버전 2는 해외 수출국의 폐기물 수거 규격에 맞춰 적재 용량을 늘린 제품이다.
"선진국은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이 해외 시장에서 더 각광받고 있어요. 세계 거리 곳곳에 우리 쓰레기통이 놓이도록 새해에도 열심히 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