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개봉될 '용의자'는 한국 액션물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모두의 타겟이 된 채 자신의 가족을 죽인 자를 쫓는 북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액션물이다. 주인공이 처한 극한의 상황 속에서 리얼하고 역동적인 초스피드 액션이 한시도 멈추지 않고 끝까지 몰아친다.
줄거리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동창생' 등 기존의 한국형 첩보물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고공 스카이다이빙으로 시작해 기존의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카 액션, 실감나는 차량 폭발신, 고난이도의 격투신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로맨틱가이' 공유의 변신은 놀랍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커피프린스 1호점' '김종욱 찾기' 등 주로 로맨틱물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그는 '도가니'에서 묵직한 연기를 펼치더니 이번엔 조국에 배신당하고 가족을 잃어 아픔과 처절함을 지닌 '상남자'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극중 지동철이 80m 높이의 암벽에 매달린 신, 18m 높이의 한강대교에서 뛰어내리는 신, 차를 탄 채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위험한 카 액션 신을 모두 공유가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는 것을 알고 보면 더욱 놀랍다.
특히 목에 매달려 교수형에 처해지는 신에서는 목과 눈동자에 선 핏줄,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드러내며 몸으로도 지동철의 처절함을 표현해냈다.
KBS2 '왕가네 식구들'과 tvN '응답하라 1994'에서 순한 캐릭터로 각각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조성하와 김성균의 악역 변신을 지켜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그러나 후반에 접어들어 다소 긴박감이 떨어진다. 상영시간이 2시간 17분으로 긴 편인데, 눈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감의 액션이 2시간 넘게 반복되면서 피로감이 살짝 몰려온다. 상영시간이 조금 더 짧았으면 좋았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나 볼 법한 리얼 액션의 쾌감을 맛보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작품이 '본' 시리즈의 10분의 1로 제작됐다고 하니 원신연 감독이 다음에는 어떤 액션를 선보일 수 있을 지 자못 궁금해진다. 그래서 모처럼 속편이 기대되는 영화다.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