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매물로 나온 우리투자증권이 KB금융, NH농협금융, 파인스트리트그룹의 인수 '삼파전' 속에서 NH농협금융에 팔릴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우투증권 패키지 인수에 대한 본입찰 결과 농협금융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은 우투증권 패키지에 1조1500억원을 제시해 1조원을 써낸 KB금융을 가격 면에서 앞섰다.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가 농협금융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을 써냈으나 투자확약서(LOC) 미흡 등 감점 요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투증권 개별 가격으로는 KB금융이 1조2000억원으로 최고가를 제시했으나 우리금융과 공자위가 일괄 매각 방침을 원칙대로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효력을 잃을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우투증권은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자산운용의 3개 계열사와 함께 '1+3' 패키지로 일괄 매각된다.
유망 매물인 우투증권에 3개 계열사를 얹어 팔아 우리금융의 민영화 진척 속도를 높이려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의 의지가 반영됐다.
그러면서도 우리금융은 인수참여자들에게 우투증권 등 4개사에 대한 개별 가격도 모두 써내도록 했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는 제1원칙이 '일괄 매각'이므로 패키지 가격을 가장 많이 써낸 곳이 유리해지는 구조에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가격 후려치기'가 예상되는 나머지 계열사에 대해서도 최저가격을 둬서 그 밑으로 써낸 참여자에게는 감점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우투증권만 높은 가격에 떼어 팔 수 있는데도 다른 금융계열사와 묶어 패키지로 팔기로 한 방침에 대해 '헐값 매각' 시비를 제기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개별 가격이 높다고 무조건 떼어서 팔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4개사를 묶어 파는 게 공자위 결정이고 이를 바꾸려면 입찰을 새로 받아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우투증권만 팔리고 나면 생명보험과 저축은행이 매각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계열사 부실을 메워야 하는 우리금융의 부담도 커질 우려가 높았다.
다만 이번 패키지 매각의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부나 우리금융은 최대 1조5000억원을 기대했으나 참여자들이 제시한 가격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생명보험과 자산운용은 장부가에 훨씬 미달하는 가격으로 넘기게 돼 향후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배임 소송이 제기될 우려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