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경제는 과연 살아날 것인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2014년 경제를 예측하는 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속 성장형에서 저성장 성숙사회로
'노무라종합연구소 2014 한국경제 대예측'(노무라종합연구소·청림출판)은 일본의 대표 민간경제연구소 노무라종합연구소가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주요 수출 부문인 전기·전자, 자동차, IT, 부동산, 금융, 유통 등 6개 산업 부문에 대한 내놓은 구체적이고 세밀한 전망을 담고 있다.
우선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 산업인 전기·전자 산업 부문에서 스마트폰은 컨버전스를 통해 혁신이 이루어졌던 것과 달리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분화가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자동차 산업은 신흥시장 중심의 시장 재편, 현실적 이슈로 대두된 친환경차, 자동차 전장화(전기·전자 장치 시스템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 등의 세 가지 변화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IT 산업 부문의 경쟁은 기술적 진화보다 더 중요하게 인간 친화적인 기술의 중요성이 대두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은 주택 가격이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며 보합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금융 산업의 다변화, 대체 거래소 시대가 가져올 변화, 증권업계의 불황 지속 여부 등도 한국 산업이 떠안고 있는 주요 이슈로 떠오를 예정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14년은 한마디로 한국이 지속 성장형에서 저성장 성숙사회로 진입하는 변곡점이 될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앞으로 수년 간 재정 균형보다 경기를 우선시하는 확장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도·남아공·터키 등 신흥국에 주목해야
한국경제가 살아나려면 인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폴란드,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러시아, 필리핀 등 신흥국에 주목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KOTRA 마켓 트렌드 2014'(KOTRA·청림출판)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에 파견된 주재원들의 생생 현장 보고서다. 현지 정부기관, 전문가, 기업인들과 접촉하며 파악해 낸 각국의 트렌드가 소개돼 있다.
예를 들어 12억 명의 인구대국 인도는 연평균 6~9%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최근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가 '가족'에서 '젊음'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나 커피 체인점도 큰 인기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최근 소득 향상과 서양 문화 유입에 따라 여성들의 소비 활동이 크게 늘고 있다. 히잡으로 얼굴을 꽁꽁 가려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은 막을 수 없는 노릇인지라 특히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멕시코는 2000년 이후 10년 동안 인구의 17퍼센트가 중산층으로 새로 편입되면서 소비가 기존의 생필품 위주에서, 가전 주방용품 등 내구성 소비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유럽경제 회복, 중국 침체
미국을 비롯한 영국, 유럽 등 서구 경제가 성장세를 되찾는 반면 한국·중국 신흥경제 도약국들은 예전 같지 않은 정체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2014 세계경제 대전망'(영국 이코노미스트·한국경제신문사)은 미국이 에너지 호황과 은행의 청산에 힘입어 중국과 성장률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횡단하는 자유무역 거래 확대는 큰 성과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가치가 가장 높은 10대 글로벌 기업의 대부분과 50대 기업의 3분의 2를 미국 기업들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인 인도와 동남아시아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 월드컵 개최국 브라질 등 개도국들과 미국(중간선거), 유럽연합(EU)의 28개 회원국 유권자들이 모두 투표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인구의 40%가 치르는 정치적 지각변동을 앞둔 시점에서 유권자들은 극좌·극우 성향에 표를 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한국경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고령화가 가장 빠르며 가장 출산율이 저조한 나라"라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때 이른 감원과 젊은 층의 인력 감소는 국가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