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대형마트에서 겨울 대표 과일이었던 감귤이 늦더위와 좋은 작황으로 저렴한 가격에 빨리 선보인 딸기에게 1위 자리를 내준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각 대형마트는 이달초부터 딸기를 일찍 선보여 판매전에 돌입했었다. 사진은 지난 4일 홈플러스의 딸기 판매 행사 사진 자료./홈플러스 제공
대형마트에서 사상 처음으로 12월에 겨울철의 대표 과일로 여겨지던 감귤이 딸기에게 1위 자리를 내주는 진현상이 벌어졌다.
롯데마트가 본격적 추위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과일 매출을 집계한 결과, 딸기가 감귤을 제치고 처음으로 겨울 과일 1위에 올라섰다고 29일 밝혔다.롯데마트에서 12월 딸기 매출이 감귤 매출을 앞선 것은 사상 처음이라는 것이다.
딸기는 일반적으로 12월부터 본격 출하되기 시작해 1월부터 3월까지 매출이 연간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겨울 과일이다.
감귤은 10월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며, 이듬해 2월까지 주로 판매된다. 이 때문에 12월은 감귤의 매출 비중이 과일 중에서 항상 1등을 차지하는 달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처음으로 12월에 1위 과일의 품목이 바뀐 것이다.
올해 12월에 딸기가 많이 팔린 까닭은 딸기 주요 산지인 산청과 진주 등 경상남도 지역에서 올해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이어져 딸기 생육이 예년보다 2~3주 정도 앞당겨져 11월 초부터 본격 출하됐기 때문이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마트 측도 이로인해 작년보다 2주 가량 빠른 지난달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딸기 물량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또 경남 거창, 충남 논산 등지의 시설 지원사업 등을 통해 딸기 재배 규모가 확대되는 등 저렴해진 딸기 가격도 겨울 과일 왕좌 등극에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12월 딸기 도매가격은 작년보다 2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매가 늘면서 딸기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도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 12월 딸기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1%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를 주요 산지로 하는 감귤은 오히려 더위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4~5월부터 일찍 찾아온 더위와 여름철 심각한 가뭄을 겪으면서 감귤 자체의 당도와 크기 등 작황이 부진하면서 12월 평균 도매가격이 작년보다 15% 가량 오른 상태다. 결국 롯데마트에서 12월 감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3% 가량 줄어들었다.
더욱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 올해 감귤은 여름철 생육이 부진해 '산함량'이 낮아 저장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딸기 매출이 감귤 매출을 앞 지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채수호 롯데마트 과일 MD(상품기획자)는 "딸기가 겨울철 대표과일인 감귤을 앞지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며 "올 여름 더위가 딸기와 감귤의 명암을 가른 셈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