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의 연예계는 여느 해보다 뜨겁게 달아 올랐다. 톱스타들의 핑크빛 열애와 결혼, 흥미로운 작품들의 연이은 등장으로 웃을 일도 많았지만 연초부터 대형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터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슬프게 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울고 웃은 올해의 연예계를 돌아봤다.
# 끊임없는 사건·사고
올해는 연예인이 무더기로 검찰에 출입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김용만·이수근·탁재훈·토니안·앤디·붐 등 여러 명의 남자 연예인들은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줄줄이 검찰에 기소됐고, 이승연·박시연·장미인애 등 여자 연예인들은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군복무 비리도 터졌다. 연예병사였던 비가 김태희와 데이트를 하는 등 영외활동 중 군복무규율을 위반했고 세븐과 상추 등이 안마시술소에 출입한 내용이 한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이 사건은 결국 연예병사 제도가 16년 만에 폐지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고영욱의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과 박시후의 성폭행 논란도 있었고, 잊을 만 하면 터지는 마약 사건과 음주운전도 빠지지 않았다.
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여러 건 발생했다. 1월 야구 선수 출신이자 고 최진실의 전 남편인 조성민을 시작으로 7월에는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를 만든 김종학 PD가 자살했다. 1990년대 혼성그룹 투투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지훈마저 이달 우울증을 앓다 자살로 유명을 달리했다.
# 핑크빛 열애와 결혼
우울한 분위기에서도 사랑은 피어나 스타커플들의 결혼이 잇따랐다. 이병헌·이민정, 이효리·이상순, 이보영·지성, 한재석·박솔미, 백지영·정석원이 모두 올해 뜨거운 열애 끝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 밖에 원더걸스 선미는 현역 걸그룹 최초로 결혼했고, 2011년 이지아와의 비밀 결혼과 이혼이 알려져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태지는 열여섯 살 어린 배우 이은성과 재혼했다. 장윤정과 도경완 KBS 아나운서도 우여곡절 끝에 부부가 됐다.
대형 스타 커플도 탄생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김태희, 조인성·김민희, 원빈·이나영, 문근영·김범, 윤계상·이하늬, 테디·한예슬이 공개 연인이 됐다. 축구스타 박지성과 김민지 SBS 아나운서의 열애도 화제였다.
# 한국영화와 케이블 성장
영화계는 사상 처음으로 관객 2억 명을 돌파하는 등 규모적으로 성장했다. 올해 유난히 한국영화 흥행작이 많이 나온 덕이다. '7번방의 선물'은 관객수 1000만 명, '설국열차' '관상'은 900만 명을 넘었다.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베를린'(716만 명) '은밀하게 위대하게'(695만 명) '숨바꼭질'(560만 명) '더 테러 라이브'(557만 명) 등 8편이나 됐다.
방송계에서는 지상파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케이블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군대를 소재로 한 tvN '푸른거탑'은 '군대 예능'의 인기에 불을 지펴 MBC '일밤-진짜 사나이'의 탄생 배경이 됐고, 색다른 발상이 돋보인 tvN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 '응답하라 1994'는 매회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지상파의 시청률을 따라잡았다.
육아 예능 바람도 거셌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인기를 얻자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 등 유사 프로그램이 줄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