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발생한 '홍콩인 인질사건'의 생존자 이샤오링(易小玲·36세)이 최근 대만에서 하악 재건 수술을 통해 '잃어버린 얼굴'을 찾았다.
창겅(長庚)의원 성형전문의 웨이푸촨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수술의 난이도는 10점 만점에 10점이었다. 하지만 수술은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전날 이샤오링은 병원에서 마스크를 벗고 오랜만에 미소를 보였다. 그는 "마침내 완전한 턱을 보게 됐다. 태어나서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수반도 이날 이샤오링에게 꽃다발과 카드를 보내 쾌유를 기원했다.
2010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발생한 홍콩인 인질사건에서 이샤오링은 턱에 총을 맞아 턱관절이 부숴지며 변형됐다. 그는 3년 간 홍콩에서 30여 차례 크고 작은 수술을 받았다. 오른쪽 종아리뼈에서 조직을 절제해 하악을 재건하는 수술도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18일 대만에서 흉터 부위를 절제하고 티타늄으로 뼈대를 재건해 하악을 고정시키는 12시간의 대수술을 거쳐 비로소 미세재건수술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웨이푸촨은 "이샤오링의 하악 수술은 실패한 적이 있고, 특히 피부이식 실패로 하악이 감염돼 혈관을 찾기 쉽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결국 하악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동맥과 정맥을 찾아 위치가 틀어졌던 하악 두 부분을 맞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6개월 뒤에 9개의 치아를 이식하면 씹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흉터 제거수술을 몇 번 더 하면 이샤오링은 원래 얼굴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샤오링은 일반 병실로 옮겨져 회복 중이다. 이샤오링은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며 "마스크를 벗고 홍콩으로 돌아가 아들을 돌보고 싶다"고 말했다.
홍콩인 인질사건은 2010년 8월23일 마닐라에서 파면당한 전직 경찰관이 총기를 들고 관광버스로 난입, 11시간 동안 홍콩 관광객 21명을 붙잡아 인질극을 벌인 사건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홍콩인 8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다.
/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