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차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새해 국정운영 구상을 밝혔다.
'3대 키워드'인 경제 활성화·안보·공공부문 개혁 등을 강조했다. 특히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불통' 논란과 관련해 긴 시간을 할애해 답했다. 하지만 불통 논란을 씻어내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철도파업 등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대통령의 불통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소통을 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더욱 노력을 해야한다"며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상적 관행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대응하는걸 '소통이 안돼서 그렇다'고 말하는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대통령이 밝힌 국정운영 구상을 분야별로 정리한다.
◆ 경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화두를 내세워 향후 3년간 우리 경제를 재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3년 후 우리 경제의 모습은 잠재성장률이 4% 수준으로 높아지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4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며 "고용률 70% 달성으로 청년과 여성 일자리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국민소득 4만 달러 목표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경제적 도약을 통해 자신의 최대 국정운영 목표인 '국민행복' 시대를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과제로 공공부문 개혁, 창조경제 본격화, 내수 활성화를 꼽았다.
◆ 공공부문 개혁
공기업의 과도한 부채나 방만·편법경영, 비리 등 '잘못된 관행'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공공부문 개혁은 역대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또다시 그 전철을 되풀이해서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고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번 철도개혁을 시작으로 올해 공공부문의 정상화 개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기업의 부채가 해소되지 않으면 부담은 결국 이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국민에게 돌아가고, 경제 성장 성과에 대한 국민 체감도 역시 낮아질 것이 뻔해 공기업 개혁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신의 직장'으로 불릴 정도로 지나치게 후한 보수에 복지혜택, 고용세습 관행까지 국민의 지탄을 받아온 공기업에 먼저 '메스'를 들이댐으로써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차원도 있어 보인다.
◆ 남북관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통일무용론' '통일회의론'을 정면 반박하며 한반도 통일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체적인 조치로 ▲북핵 해결 등 한반도 평화 정착 ▲대북 인도적 지원 강화와 남북간 동질성 회복 ▲통일공감대 확산을 위한 국제협력 강화 등 세 가지를 내놓았다.
평화 정착과 관련해 최근 북한 장성택 처형 등 불확실한 한반도 정세를 거론한 뒤 "안보태세를 굳건히 하고 한반도 평화의 최대장벽인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이 있는 한 남북경협, 교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고 (남북간) 공동발전, 역내 공동발전도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을 나흘 앞두고 갑자기 취소된 것은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이번 설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을 실시할 것을 북한에 제안했다.
◆ 외교
독도 영유권 도발과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으로 급속히 냉각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역사인식 등에서의 일본의 근본적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다만 "양국 협력이 확대되어야 할 중요한 시기인데 안타깝다"며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과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서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앞으로 양국 국민의 지지와 우위를 바탕으로 양국 국민의 복리증진과 동북아 평화, 안정에 계속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