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총수의 지난해 주식 성적표는 어땠을까. 지난 해 연초(1월 2일) 대비 연말(12월 30일) 기준 주식평가액을 조사한 결과 30대 그룹 총수 중 16명은 주식 가치가 올랐다. 지난해 최태원 SK 회장의 주식자산이 3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의 지난 해 연초 주식 자산은 1조9885억 원이었지만, 연말에는 2조5683억 원으로 5797억 원(29.15%↑) 높아졌다.
증가율로 볼때 정몽진 KCC 회장이 연초다 50% 넘게 오른 반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현정은 현대 회장의 연초 대비 연말 주식평가액은 반토막이나 대조를 보였다.
기업분석업체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2013년 30대 그룹 총수의 연초 대비 연말 주식평가액 분석 현황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30대 그룹은 작년 연초 기준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을 기준으로 했고 보유 주식은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자료를, 주가는 해당일 종가 기준이다. 조사 결과 지난 해 30대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32조6735억 원이었는데 연말에는 33조1892억 원으로 5157억 원 증가했다.
작년 주식평가액이 1월 2일 기준 대비 12월 30일에 가장 많이 오른 30대 그룹 총수는 최태원 SK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SK C&C 주가가 연초 10만4500원에서 연말 13만5000원으로 높아지며 주식평가액도 크게 늘었다.
정몽진 KCC 회장도 연초 대비 연말에 3110억 원이나 급증했다. 정 회장의 경우 연초 5642억 원에서 연말 8753억 원으로 55.13%나 고공 상승했다. 이는 KCC 주가가 연초 30만2000원에서 연말 46만8500원까지 치솟은 것이 원인이다. 정 회장은 2013년 주식평가액이 4분기 연속 상승세를 탄 유일한 30대 그룹 총수라는 기록도 남겼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도 연초 1조5183억 원에서 연말 1조7186억 원으로 2002억 원(13.19%) 높아졌고,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연초 6조6819억 원에서 연말 6조9368억 원으로 2548억 원 소폭 증가(3.81%)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 역시 5894억 원에서 6664억 원으로 770억 원(13.06%) 많아졌다.
반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연초 11조9775억 원에서 연말 11조3043억 원으로 6732억 원(5.62%)이 사라졌다. 이 회장은 작년 1분기 12조 원대까지 찍으며 상승 기류를 타는 듯했지만 2~4분기까지 11조 3000억 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허창수 GS 회장도 연초 6995억 원에서 연말 4447억 원으로 2547억 원(36.42%↓)이나 크게 감소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3396억 원이던 주식평가액이 1714억 원으로 1682억 원이나 증발했다. 조 회장인 경우 한진칼이 대한항공에서 기업 분할된 이후 주식평가액도 떨어졌다. 이외에도 이재현 CJ 회장은 986억 원(6.23%↓), 구본무 LG 회장은 631억 원(4.85%↓)이나 되는 주식평가액이 지난해 연초 대비 연말에 주저앉았다.
연초 대비 연말 주식평가액 증가 비율이 높은 총수는 정몽진 KCC 회장, 최태원 SK 회장 순이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도 28.28%로 주식평가액이 올랐다. 조 회장은 연초 1066억 원에서 연말 1368억 원으로 301억 원 상승했다.
반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연초 대비 연말 주식 자산이 49.53%나 감소하며 주식 가치가 반토막으로 쪼개졌다. 현정은 현대 회장도 775억 원이던 주식 자산이 408억 원으로 366억 원 하락하며 47.27%나 급락했다. 허창수 GS 회장도 연초 대비 연말에 30% 넘게 주식 자산이 사라졌다.
오일선 소장은 "3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 종목은 이른바 '총수주' 로 분류할 수 있는데, 국내를 대표하는 내수 및 수출 관련 종목이 대거 포함돼 국내 주식 변동 현황을 파악하는 바로미터가 될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