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축구계의 남녀차별 논란에 스웨덴 축구 그 자체라 불리우는 즐라탄까지 가세,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남녀차별 논란은 지난 연말 '자동차 포상' 사건으로 붉어졌다. 스웨덴 축구협회는 A매치 최다 출장 기록을 세운 스웨덴 남자 축구 대표선수 안데쓰 스벤손의 공로를 치하하며 부상으로 자동차 한 대를 수여했다. 하지만 여자 팀에서 그보다 분명히 훨씬 더 많은 국가대표 경기 출전 기록을 가진 테레세 쉐그란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러자 언론과 국민, 동료 선수들은 일제히 스웨덴 축구협회를 비판했다. 심지어 남자 국가대표팀 선수 일부도 쉬이 납득이 가지 않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의 남자 대표팀의 주장이자 스웨덴 축구 그 자체라고 불리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사그라지지 않은 남녀차별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그는 스웨덴 일간지 엑스프레쎈(Expressen)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포상'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들(스웨덴 여자 축구대표팀)은 내 싸인이 들어간 자전거 한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면 되지 않겠나? "라며 "내가 유럽으로 가면 사람들은 나를 메시와 호날두와 비교하고, 집(스웨덴)으로 돌아오면 여자 축구 선수들과 비교한다"고 불쾌해 했다.
인터뷰가 구설수에 오르자 최근 그는 자신의 앱에 "최근 며칠 동안 엑스프레쎈에서 한 나의 인터뷰 내용을 두고 토론이 있었다. 나의 견해는 그때도 지금도 사실을 오도하는 미디어에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해두고 싶다. 여자 축구 대표팀에 대한 나의 존경심은 가득하다. 그들은 환상적인 결과들을 이뤄냈다. 어떤 식으로든 여자 대표팀에게 더러운 말을 한 적이 없다. 누군가 뭐라고 하고 싶다면, 인터뷰 전체를 읽어보길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데스 스벤손이 미디어에 의해 피해를 봤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내가 한 말의 초점이다"라고 해명했다.
또 처음 언급한 논란의 문장에 대해 즐라탄은 "자전거는 나쁜 의도가 있다기 보다 나와 기자 사이의 단순한 농담이었다. 기자도 그게 농담으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하고 자리를 떴다. 누군가를 무시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사이 즐라탄은 축구 관계자와 동료 선수들에게서 많은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스웨덴 축구협회의 주요 스폰서인 스벤스까 스펠(Svenska Spel)의 브랜드 매니저 요한 린드발은 "남자 국가대표팀의 주장이라는 사람이 여자 대표팀을 모욕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두 번의 올리픽 금메달과 한 번의 월드컵 우승, 그리고 2012년 피파 올해의 여자 축구감독 발롱도르의 주인공인 피아 순드허게(Pia Sundhage)도 즐라탄의 발언에 "팀 주장이 그러한 표현을 했다니, 스웨덴 축구에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남자 축구의 가치 체계가 부실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반면 스웨덴 축구협회는 다소 중립적인 반응을 보였다. 칼-에릭 닐손 스웨덴 축구협회 회장은 문제의 발언이 있은 후 다음날 홈페이지를 통해 "선수 한 명 개인이 언론에서 한 말에 대해서 절대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거나 제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표현할 자유가 있다. 나를 비롯한 협회 이사진의 다른 이들도 여러 문제에 대하여 자신들만의 견해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회장으로서 선수가 언론에서 밝힌 의견에 대해서 진상조사를 하거나 토를 달지 않겠다. 우리는 주장이건, 감독이건, 또는 남자 선수인건, 여자 선수이건 차이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 스톡홀름 TT · 정리 = 김동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