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달러 상당의 위스키, 유럽산 크리스털, 이탈리아제 옷, 모피코트, 영국제 핸드백···.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방북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생일선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물품들이다. 고가 명품인 것도 눈에 띠고 있지만 이 선물들이 유엔 제재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데니스 헬핀 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보수 시사주간지 더 위클리 스탠더드의 기고문을 통해 "이번에 방북한 로드먼이 김정은과 그의 부인 리설주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선물의 가격이 총 1만달러 어치가 넘으며 이는 유엔 제재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식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로드먼은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 인권 학대, 정치범 수용소, 핵·미사일 도발 등에 대해 무지한 것처럼 보인다"면서 "동시에 북한측에 사치품을 주는 게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해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 추가 제재 결의 2094호은 보석류, 요트 등 사치품을 북한에 대한 금수 대상 사치품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이 나오자 미국 국부무는 서둘러 로드먼이 유엔 안보리 결의의 대북제재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로드먼의 노골적 반칙'이라는 제목의 9일자 사설에서 북한을 방문 중인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특히 로드먼이 김정은 제1위원장을 위한 생일 축가를 부르는 등 기행으로 일삼고 있다며 이는 정상적인 '스포츠 외교'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기괴한 행동으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