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rt.com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국제사회의 '왕따'가 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러시아에 구애 공세를 펼치고 있다. 러일 방위교류발전을 위한 각서(방위교류 각서)' 개정을 추진하는가 하면 다음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가질 계획이다.
12일 산케이 신문 등 현지 언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아베 총리가 소치 올림픽이 열리는 다음달 22일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푸틴 대통령에게 올해 가을 일본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양국 정부는 오는 31일 도쿄에서 영토 문제를 논의하는 차관급 회의를 열기로 한 상태다. 지난해 도쿄에서 열린 러일 국방장관회담의 합의 내용인 양국 국방장관의 상호 방문 정례화, 항공자위대 수송기의 러시아 파견 협의 개최 등이 각서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자리에서 정상회담 일정이 구체적으로 조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다음 달 22일 러시아를 방문하면 일본 시마네현이 같은 날 개최하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에는 참석할 수 없게 된다.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한국·중국과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뜻을 수 차례 밝혔다. 하지만 역사 인식과 영토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로 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까지 더해져 한중일 3국의 관계는 최악의 상태로 치달았고, 미국 등 서방 국가와의 관계도 껄끄러워졌다. 오는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때 일본이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행으로 일본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 사회에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일본 정부는 러시아를 통해 국제 무대에 다시금 발을 들여 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무려 32명의 해외주재 중국대사가 일본 정부를 비난하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중국 경화시보가 12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후 현재까지 최소 32명의 해외주재 중국대사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아베 총리를 강력히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