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파워에서 미국과 양강을 이루는 중국. 중국을 대표하는 IT기업 레노버 역시 G2급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과 애플이라는 걸출한 글로벌 플레이어에 가려 큰 빛을 보지 못했더 레노버가 최근 급성장하면서 IT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와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레노버는 전 세계 PC시장에서 전통의 강자 HP를 꺾고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레노버가 지난해 세계 PC시장에서 5377만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17.1%를 기록하며 5217만대(점유율 16.6%)를 판 HP를 밀어냈다고 밝혔다.
레노버는 2년 전 델을 꺾고 2위에 오른 뒤 분기 기준으로 HP를 제압하기도 했으나 연간 성적에서 HP를 이긴 것은 처음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IT 리서치 회사인 가트너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2억5000만대에 달했다.
이 가운데 레노버의 판매량은 전체의 5.1%에 해당하는 1288만대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레노버는 LG전자를 따돌리고 삼성과 애플을 추격하는 위치에 섰다.
레노버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삼성과 애플을 추월할 수도 있다. 특히 15억명으로 추정되는 인구를 보유한 중국을 안방으로 삼고 있어 1위 등극은 시간문제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레노버는 '가격만 싼' 기존 중국 기업의 전략과 달리 '가격도 싼' 합리적인 브랜드로 인식이 되고 있다.
레노버의 대표 제품인 노트북 '에센셜'의 경우 30만원대에 불과하지만 성능은 60만원대 제품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에센셜보다 고급 기종인 '싱크패드'는 국내에서도 수요가 많다.
스마트폰 'K900'은 레노버의 이미지를 삼성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갤럭시S4, 아이폰5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성능과 디자인을 자랑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싸구려' 이미지를 벗고 있는 레노버가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호응을 얻는다면 삼성-애플 양강이 힘을 합쳐 공격해야 하는 공룡이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