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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부모님 얘기 좀 그만해



[모놀로그] 부모님 얘기 좀 그만해

여러 강연회에서 만나본 이십대들에게서 내가 참 자주 놀랐던 것은 그들의 '부모에 대한 복잡한 마음'이었다. 고민상담이라면 보통은 연애나 일 등 자신의 장래와 관련된 문제를 끄집어내는 게 보통인데, 대신 '부모와의 관계', 가령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나 두려움, 원망감, 애정결핍과 자존감부족을 거론했다. 충족되지 못하는 부모와의 관계를 개선하거나 그들을 변화시키려고도 전전긍긍했다. 이젠 컸으니 나를 억압했던 부모를 향해 분노하고 싶은 마음과 나를 사랑해달라고 애원하고픈 심정이 교차한다. 이래저래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못 벗어나고 있다.

자식은 궁극적으로 자기 부모라는 껍질을 깨야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런데 저항과 극복의 경험은 없고 대신 아직도 움추린 어린아이처럼 부모의 눈치를 보고 부모의 인정과 사랑을 바란다. 부모도 이미 훌쩍 다 큰 자식 인생에 여전히 짙게 그림자를 드리우려 한다. 서로가 서로를 보내주지 못하면서 바람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의존하며 공생한다. 이 고리를 끊지 못하면 그 자식이 부모가 되어 같은 일이 세대 넘어 뒤풀이된다.

부모문제는 어느 시점부터 깔끔하게 체념해야 한다. 그 나이에 갑자기 자식 입맛대로 부모가 변해주지도 않는다. 가족운이 없다고 자조하고 떨쳐버리자. 심리적, 경제적 자립으로 부모와 물리적 거리를 두고, 그들로부터 못 받은 것을 피 한 방울 안 섞인 타인과의 좋은 관계로 얻는 게 낫다. 최선이 없었다면 내 노력으로 차선을 가지는 것이다. 거리를 두라는 말 버리라는 게 아니다. 가까이서 완벽한 부모자식관계를 서로에게 투영하며 질식하지말고 거리두고 성인 대 성인의 관계로 상대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자유롭게 해주어야 용서와 극복이 뒤따른다. 그게 싫다면 내가 일부러 나서서 부모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려는 게 아닌지, 그렇다면 왜 그런지 냉정하게 자문할 필요가 있다. 속 깊이 맺힌 문제를 해결하고 인생진도 나가고픈 마음은 이해하나 때로는 쉽게 해결 안 될 문제는 일단 옆으로 잠시 치워놓고 진도를 먼저 나가보는 것도 괜찮다. 그렇게 놔버려야 비로소 해결되는 문제가 있는 법이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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