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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Global Metro

자식 학비위해 수놓은 모정…中 6m 청명상하도





콜록콜록 낮은 기침소리가 낡은 집에서 새어 나온다. 한 여성이 긴 십자수천 앞에서 일분일초가 아깝다는 듯 빠른 속도로 수를 놓고 있다. 야오허우즈(姚厚芝)의 집에서 매일 벌어지는 풍경이다.

올해 38세인 야오허우즈는 1999년 왕이자오(王以朝)와 결혼한 뒤 함께 산동 탄광에서 일을 했다. 왕이자오는 일터에서 남성 못지않게 광석을 캐고 수레를 끄는 아내를 자랑스러워 했다. 두 아이가 태어나고 그는 집에서 가사와 육아에 전념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2006년 이 가정에 불행이 닥쳤다.

가슴에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은 그에게 의사는 유방암 진단을 내리며 "절제수술을 당장 하지 않으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비싼 수술비 때문에 그는 약물치료를 선택했다. 치료를 받으면서 몸도 약해졌다. 남자처럼 일하던 여장부는 10㎏짜리 쌀 한 포도 못 드는 몸이 됐다.

가족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고민하던 야오허우즈는 2009년 2월 뉴스에서 우연히 초대형 십자수가 고가에 팔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구이저우에서 십여 명의 여성이 1년 동안 폭 6m가 넘는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 십자수를 만들어 수십 만 위안에 팔았다는 것.

다음날 그는 2800위안을 들여 폭 6.5m의 청명상하도 도안과 바느질 재료들을 사와 십자수를 놓기 시작했다. 이날부터 그는 매일 6시에 일어나 새벽 1시에 잠들기 전까지 거의 17시간씩 수를 놓았다. 결국 야오허우즈는 2012년 7월, 3년 6개월 만에 청명상하도를 완성했다.

그가 완성한 청명상하도는 폭 6.5m, 길이 0.85m의 대형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사람 684명, 동물 96마리, 집 122칸, 가마 88채, 배 25척, 나무 124그루가 등장하며 바늘이 127만 번 왔다 갔다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 수집가가 20만 위안에 작품을 팔라고 야오허우즈를 찾아왔다. 수술비를 마련할 수 있는 돈이었다. 하지만 야오허우즈는 "수술을 받아봤자 어차피 오래 살 수 없다. 어린 아들과 딸에게 뭔가를 남기고 싶다. 나중에 아들딸이 내가 세상에 없더라도 이 작품을 팔면 대학갈 걱정은 없다"며 작품을 팔지 않았다.

2012년 8월 그는 청명상하도 도안을 또 샀다. 이번에는 폭이 22m다. 여윳돈이 없어 친구들에게 빌려 천을 샀다. 그는 "현재 6m 정도를 완성했다"면서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앞으로 3년만 더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리=조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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