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20%의 점유율을 유지했던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이 지난 17~19일 16%까지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는 80%를 넘어섰다. IE가 80%를 돌파한 것은 201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크롬은 지난해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IE와 시장을 양분했고 국내에서도 모바일 안드로이드OS가 대중화되면서 PC에서도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구글이 MS가 가진 것을 야금야금 빼앗아왔던 지금까지의 추세와는 반대 양상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로 관련 정보 조회는 물론 카드 해지, 재발급 등의 업무가 IE에서만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 자신의 카드 정보가 유출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할 때 크롬이나 사파리, 파이어폭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창을 닫고 IE로 웹을 열어야 했던 것이다. 스마트폰에서라도 이 작업이 가능했더라면 사정이 달라졌겠지만 모바일에서도 이러한 업무를 지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비슷한 시기에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업무가 몰린 것도 한 몫 했다.
연말정산에 필요한 각종 제출용 서류를 내려받기 위해서는 공인인증서를 넣어야 하는 데 이 작업 역시 IE에서만 가능하다. 특히 연말정산 작업을 도와주는 관련 사이트들이 IE에 최적화된 경우가 많아 크롬 유저라도 IE를 가동해야 한다.
이에 따라 IE가 아닌 웹브라우저에서도 카드사 홈페이지 업무나 연말정산 작업이 가능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전히 금융 기관은 보안을 이유로 IE에서 사이트가 최적화되도록 설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간 IE 유저가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이 그 외의 웹브라우저의 최적화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줌닷컴을 서비스하는 줌인터넷 관계자는 "크롬도 요즘은 은행이나 쇼핑몰에서 서서히 돈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암호화 과정에 드는 기술적인 처리를 IE가 아닌 웹브라우저에도 하느냐의 여부일 뿐"이라며 "토종 웹브라우저 '스윙'에서도 IE처럼 카드사 업무나 연말정산 작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