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을 연 영국 런던의 지페르블라트에서 손님들이 테이블 위에 시계를 올려 둔 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모습. /비즈니스 인사이더
커피를 아무리 많이 마셔도 공짜인 카페가 있다. 음료 값을 받는 대신 분당 '자릿세'만 계산하는 러시아의 이색 카페 '지페르블라트'(시계판). 이 카페가 최근 영국 런던에 첫 번째 분점을 내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1분 단위로 카페 이용료를 책정하는 '시계 카페' 지페르블라트. 손님들은 카페에 오면 알람시계를 먼저 챙겨 도착 시간을 기록하고 가게 문을 나설 때까지 시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카페 이용료는 1분에 3펜스(53원), 1시간이면 1.8파운드(약 3100원)가 된다.
카페의 분위기는 밝고 활기차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무장한 브랜드 커피 전문점과는 거리가 멀다. 친구들과 시끌벅쩍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들, 기타를 연주하는 남성 등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는 청춘 남녀들로 가득하다. '스마트 세대'를 위한 와이파이망도 잘 갖춰져 있다.
손님들은 커피추출 기계에서 자유롭게 커피를 가져다가 마신다. 케이크와 비스킷, 토스트, 과일 등도 모두 무료다. 심지어 집에서 간식거리를 싸가지고 가서 카페 안에서 먹을수도 있다.카페에서 사용한 접시를 부엌에서 직접 닦아 정리해 둘 수도 있다. 손님들이 의무적으로 사용한 접시를 닦을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선택사항이다. 하지만 같은 공간을 이용하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설거지를 하는 손님들이 많다.
지페르블라트는 개성만점 마케팅 전략으로 러시아에서 이미 그 인기를 입증했다. 지난 2년 새 러시아 주요 도시와 구 소련 국가에 9개의 지점이 생겼으며 월 평균 고객 수는 3만 명에 달한다. 현재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각각 2개의 지점이 있고, 우크라이나 키예프에도 지점이 들어섰다. 주 고객은 대학생을 비롯한 20대 젊은 층이다.
지페르블라트의 이반 미틴 대표는 영국 일간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분 당 이용료만 지불하고 커피를 마신다는 컨셉트에 대한 런던 시민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다"면서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단골손님이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마틴 대표는 이어 "손님들이 카페에서 접시를 닦기 위해 개수대 근처에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다"면서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카페의 부엌까지 사교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선미기자 seon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