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기숙학원에서 지난 23일 전염성 피부병 옴이 학생들 사이에 번지게되자 학부모 수십 명이 학원을 찾아 밤샘 항의를 벌였다.
학부모들은 학원이 전염병 발생 사실을 알면서도 1주일이 넘도록 숨겼고 부모와 전화하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학원측은 학생이 증상을 호소하자마자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해 '은폐'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있다.
아들을 학원에 맡긴 최모(60)씨는 "휴대전화를 몰래 가지고 있던 한 학생 덕분에 어제 아들이 간신히 집으로 연락해 사실을 알게 됐다"며 "1주일 전 한 학생이 옴 판정을 받았음에도 학원 관리자들이 이를 숨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명 기숙학원이기에 믿고 아들을 맡겼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이미 수십 명의 학생이 치료를 받으러 인근 병원으로 갔지만 아직도 학원 측은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아들(18)은 "며칠 전부터 얼굴과 팔 부위가 간지러웠다"며 "한 학생이 설악산 다녀오고 나서 옴에 옮아서 온 것 같은데 선생님들이 별거 아니라고 하다가 갑자기 많은 학생에게 번지기 시작하니까 이렇다 할 설명 없이 자주 씻으라고 만 했다"고 설명했다. 또 "집에 전화하게 해달라고 하니까 헛소문 내지 말라며 전화연결을 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학원 관계자는 "21일 밤 처음 학생 1명이 '피부가 간지럽다'고 얘기했고 곧바로 병원에 데려갔다"며 "다음날 다시 병원에 데려갔더니 옴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학생 주변 서너 명의 학생들도 같은 증상을 호소 옴 확진을 받자 침구류를 새로 깔아주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이런 일이 처음이라 23일 낮이 돼서야 학부모들에게 이 사실을 직접 알려 드린 것뿐 '은폐'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피부병이 옮은 학생들에 대한 치료비와 수업료 환불 등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항의할 계획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바로 조치하게 돼 있다"며 "양측 주장의 사실 관계를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숙학원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중·고등학교 남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