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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솔직하다는 것



주말에 서평을 몰아 읽어보니 '솔직하다'는 독자의견이 참 많았다. 평소에도 그 말 꽤 들으며 사는데 솔직하다는 건 과연 뭘까.

솔직하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성향일 것이다. 자기고백성 발언을 하면 솔직하다는 딱지가 쉽게 붙는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도 누구나가 마음 속에서 생각하는 것을 입 밖으로 못 낼 때, 느낀 바를 나서서 자연스럽게 말하는 사람을 우리는 솔직하거나 당차다고 지칭한다. 또한 그것은 반드시 칭찬의 뜻도 아니고 튄다, 당돌하다, 무례하다,처럼 거슬림의 함의도 있다.

한편 나는 한국 밖에서는 한 번도 솔직한 사람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그들 앞이라고 다르게 행동했을리 없다. 문화적 차이다. 거기서는 모두가 솔직하기 때문에 솔직함이 특징으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자신들은 그저 느끼는 대로 담담하게 자기 생각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부대끼며 살다보니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집단에서 튀는 것을 스스로 제어하는 측면도 있거니와 권위주의 문화가 팽배한 한국에선 저마다의 의견표명보다 권력자들의 이야기를 상명하달식으로 흡수하는 것을 권장하는 구도다. 그리고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을 무의식중에 억압해온 만큼, 그것들은 분명 다른 자연스럽지 못한 방식으로 어떻게든 해소가 되었을 것이다.

여러 강연들을 들으러가면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 청중들은 순간 얼어서 서로 눈치만 보며 가만히 숨을 죽인다. 주최측이 경품을 내걸어 억지로 질문을 받거나 강연자들이 그 뜸을 매꾼다.

그러다가 드디어 용감한 첫 질문자가 물꼬를 틀면 그 다음부턴 우후죽순 질문공세가 이어진다. 왜 늘 이런 식인지 주최측에게 물어봤다. 학창시절 교사가 자신의 질문을 긍정적으로 받아준 경험이 없기 때문에 공개적 발언에 대한 공포가 있단다. 모르면 모른다고, 궁금하면 궁금하다고, 남들은 어떨지 몰라도 내 생각은 이렇다고 모두가 편하게 솔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알고보면 음흉한 나 따위가 솔직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은 사회으면 좋겠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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