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와 CEO들의 편법·불법행위는 정치권 로비를 위한 비자금 조성과 후계자를 둘러싼 경영권 승계로 압축된다. 여기에 개인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회사 자금 유용과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 등 기업을 활용한 자산 불리기 등도 포함된다.
최태원 SK회장은 최근 실형을 선고 받은 재벌 총수 중 하나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SK텔레콤, SK C&C 등 2개 회사로 부터 선지급 명목으로 497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실형을 선고 받았다. 계열사 임원들에게 매년 성과급을 과다 지급해 빼돌린 돈을 이용해 2005~2010년 까지 139억5000만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가장 최근 실형을 선고 받은 CEO로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다. 현회장은 지난해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동양그룹 회사채와 기업 어음으로 투자자들에게 1조원대의 피해를 입히고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죄목으로 결국 구속됐다.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현 CJ 회장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500억원대의 세금을 포탈하고 900억원 대의 그룹 자산을 횡령한 혐의다.
이 회장은 20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CJ그룹 임직원을 동원해 국내외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 관리하면서 세금 546억원을 탈루한 혐의와 국내외 법인 자산 963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일본 도쿄 소재 빌딩을 매입하면서 CJ 일본법인에 569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도 있다.
재벌 총수의 범죄 논란에서 가장 강렬한 사건을 일으킨 CEO는 역시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 일 것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공판에서 징역 9년에 벌금 1500억원을 구형받은 김 회장은 위장계열사의 빚을 갚기 위해 한화 계열사의 돈 3500억원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20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로 기소돼 검찰로부터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구 회장의 아들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에게는 징역 9년을 구형했고, 구본엽 전 LIG 부사장에게도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구자원 회장과 구본상 부회장은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8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구본엽 부사장은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다음달 6일 열린다.
재벌 총수에 대한 제재 강화 법안을 제출했던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모두 횡령, 배임, 분식회계 등의 경제범죄를 저질렀지만 모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미국 엔론기업의 전 CEO가 분식회계로 종신형에 가까운 2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것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규모나 국민적 눈높이에 비춰 지나치게 관대한 재벌범죄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는 더 재벌 총수들에 대한 더 강력한 가중처벌이 필요하면 이는 경제 민주화로 가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