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기다렸다는듯 국내외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들이 줄줄이 열린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향해 홍명보호는 명절을 반납하고 훈련과 평가전에 여념이 없고, 겨울 스포츠의 대명사인 프로농구와 배구는 빅매치들로 한겨울 추위를 녹인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유럽파 축구 스타들은 심야 안방극장에 골 축포를 터뜨릴 예정이다.
◆ 설 전날 아침 "오~필승 코리아"
홍명보호가 30일 오전 11시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올해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2014년 코스타리카와의 첫 번째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축구 대표팀은 하루 휴식 뒤 다시 연승을 향해 구슬땀을 흘렸다.
멕시코는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힘겹게 이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보다 32계단이나 높은 21위를 달리고 있는 전통의 강호다. A매치 28경기에서 15골을 기록한 오리베 페랄타가 공격을 이끌고, A매치만 116회나 치른 베테랑 라파엘 마르케스가 이끄는 수비진도 안정적이다.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는 브라질, 크로아티아, 카메룬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상대전적은 5승2무4패로 멕시코가 우세하다. 그러나 한국은 가장 최근 맞붙은 2006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의 친선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는 등 최근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했다.
홍 감독이 어떤 선수들로 이번 경기를 치를 지는 예측 불허다. 염기훈·정성룡(이상 수원), 이호(상주), 박진포·김태환(이상 성남) 등이 새롭게 투입될 전망이다. 미국과의 평가전이 남은 만큼 멕시코와의 경기에는 1차전에 뛰지 않은 선수들을 시험해볼 가능성이 크다.
유럽파 선수들이 월드컵 본선에 대거 합류할 경우 국내파의 생존 확률은 더욱 낮아지기 때문에 이번 평가전에서의 선수들간의 주전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할 전망이다. 대표팀은 다음달 2일 오전 7시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과 평가전을 치른다.
한편 대표팀은 멕시코전에서 처음으로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를 사용한다.
◆ 설 축포 쏘아올릴 유럽파는 누구
월드컵 대표팀의 핵심 멤버들은 평가전 대신 유럽 무대에서 골사냥에 나선다. 유럽파 중 최상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기성용(선덜랜드)은 30일 오전 4시45분 스토크시티, 다음달 1일 오후 9시45분 뉴캐슬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나선다.
26일 열린 FA컵 32강전 키더민스터와 경기에 결장하며 체력을 비축한 기성용은 선덜랜드의 강등권 탈출을 놓고 이번 경기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카디프시티의 김보경은 다음달 2일 0시 노리치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출전한다.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레버쿠젠)은 다음달 1일 오후 11시30분 슈투트가르트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의 골 행진이 재개될 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류승우의 활약 여부도 기대를 모은다. 류승우는 26일 프라이부르크와의 경기에서 후반 38분 손흥민과 교체 투입되며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예상보다 빨리 데뷔한 류승우가 벌일 손흥민과의 포지션 경쟁도 흥미를 모은다.
구자철과 박주호(이상 마인츠), 지동원과 홍정호(이상 아우크스부르크)도 같은 시간에 각각 프라이부르크, 베르더 브레멘과의 분데스리가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 프로농구 선두경쟁 연휴 분수령
프로농구 선두 자리를 놓고 연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서울 SK·울산 모비스·창원 LG의 정상 정복 작전은 연휴에도 계속된다. SK와 모비스는 30일 오후 2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모비스와 LG는 다음달 1일 오후 2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정면 대결을 벌인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를 굳히기 위한 고양 오리온스와 이를 추격하는 전주 KCC·서울 삼성 등의 경기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 프로배구 본격 PO 티켓 경쟁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털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남자 프로배구에서 남은 한 장의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놓고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이 경쟁한다. 창단 시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3위 우리카드와 최근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4위 대한항공이 티켓 싸움을 벌인다.
3위 추격에 갈길 바쁜 대한항공은 연휴 동안 강적들을 상대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30일 오후 2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 맞붙고 다음달 2일 오후 2시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털과 대결한다.
여자 프로배구에서는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가 양강으로 굳어진 상황에서 KGC인삼공사·도로공사가 3위를 두고 다투고 있다. 30일 흥국생명-인삼공사전(계양체육관), 31일 현대건설-도로공사전(수원실내체육관), 다음달 1일 GS칼텍스-인삼공사전(이충문화체육관·이상 오후 4시)이 관심을 끈다.
◆ 명절 스포츠 대명사 씨름
설날장사씨름대회가 28일부터 다음달 1일 충남 홍성의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려 명절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태백급(80㎏ 이하)에서는 7차례 우승한 이진형(울산동구청)과 지난해 12월 씨름왕중왕전에서 첫 타이틀을 거머쥔 최영원(동작구청)의 2파전이 예상된다. 금강급(90㎏ 이하) 지난해 설 대회 우승자인 최정민(현대삼호중공업)은 6차례 금강장사 타이틀을 거머쥔 임태혁(현대삼호중공업)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한라급(110㎏ 이하)에서는 부상을 털고 복귀하는 이주용(수원시청)과 지난해 2관왕 손충희(울산동구청) 등의 경쟁이 주목된다.
지난해 천하장사 이슬기(현대삼호중공업), 지난해 3관왕 정경진(창원시청), 지난해 설 대회 우승자 윤정수(동작구청) 등은 백두급(150㎏ 이하)에서 트로피 경쟁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