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2월20~25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하기로 5일 합의했다.
통일부는 남북이 이날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서를 채택했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 날짜는 우리 정부가 애초 제의한 2월17∼22일보다는 3일 늦어진 것이지만 이달 말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한미군사훈련 전에 상봉 행사를 시작하자는 우리 제안을 기본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이날 내부 사정을 이유로 우리가 제의한 일자보다 사흘 뒤부터 상봉 행사를 개최하자는 입장을 밝혔고, 우리는 이를 수용했다.
또한 북한은 이날 한미군사훈련 중단 요구 등 자신들이 내놓은 소위 '중대 제안' 내용을 재차 우리측에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특별한 쟁점은 되지 못했다.
지난해 추석 상봉행사 추진 당시 합의하지 못했던 우리 상봉단의 숙소 문제는 우리 정부가 요구한 대로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로 확정됐다. 상봉자 규모는 남북 쌍방 각 100명으로 하되 지난해 9월 추석 상봉 추진 때 교환한 명단에 있는 이들을 대상자로 하기로 합의했다.
상봉 행사 준비를 위한 우리측 실무 점검단은 7일 금강산으로 들어가며, 상봉 시작 5일 전에는 현지에 행사를 진행을 위한 우리 선발대가 파견된다.
통일부는 우리측이 이날 접촉에서 상봉 예정일 직전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무산된 지난해 추석 상봉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이 같은 일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측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남북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뒤 다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고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그동안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이라고 한 것에 대해 북한이 호응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답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