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매월 임직원에게 보내는 CEO레터가 올해 2월로 100호를 맞았다. 최고 경영자가 임직원에게 10년간 꾸준히 CEO레터를 보내는 것은 드문 사례로 그간 많은 화제를 낳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2년 COO(최고 운영 책임자)에 오른 이후, 임직원과 효과적인 소통방안을 고민하다 2004년 9월부터 레터형식을 빌어 자신의 생각과 회사의 상황을 임직원에게 알려왔다. 지난 2008년부터 영어·중국어·베트남어·터키어 등으로 번역돼 전세계 2만 효성인에게 전달되고 있다.
CEO레터에는 이 부회장이 겪은 평소의 소소한 일상부터, 국내외 경영 혁신 사례, 독서를 통해 얻은 깨달음, 사자성어 속에 담긴 뜻 등을 경영에 적용해 흥미롭고 다양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지난 2010년 3월호 레터에는 '침묵은 금(禁)'이라며 활발한 소통 유도한 바 있고,2013년 4월에는 '회사는 Company, 원어로는 '식구'라는 뜻이라고 소개하고 공동체적 믿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100호 레터에서는 손자병법의 '선승구전(先勝求戰)'을 인용해 이순신 장군의 23전 전승의 역사는 '철저히 사전에 준비하는 책임 정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400년 전 일본이 무력을 앞세워 쳐들어왔다면 지금은 경제 영토를 넓히기 위해 수많은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전에 충분한 시장분석과 기술·품질·원가·영업력 등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 막연히 '잘 되겠지' 하고 무모하게 사업을 추진한다면 기대했던 성과를 올릴 수 없고, 오히려 회사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또 "회사도 사전준비와 사업수행능력에 만전을 기해야 여러 사업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임직원 모두 철저한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시장상황과 경쟁자를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경쟁에서 이기는 조건을 갖춰 나가자"고 강조했다.
CEO레터가 100호를 맞는 동안 사내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사내 커뮤니케이션과 관련, 쌍방향 소통이 활성화되는 등 조직문화가 유연해졌다. 임직원들은 CEO레터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회사 경영 및 조직 문화에 대한 생각을 이 부회장에게 직접 전달한다. 또 젊은 사원들로 구성된 주니어보드가 회사의 개선 사항, 임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경영진에 전달한다.
사내 게시판인 '와글와글'을 통해서도 임직원간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는 등 수평적 커뮤니케이션도 활성화됐다. 최근에는 GWP활동을 중심으로하는 통통(通通) 게시판이 마련돼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지난 해 3월부터는 효성그룹 전사 차원에서 GWP(일하기 좋은 기업)활동이 시작됐다. 이 부회장은 선포식에서 "GWP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훌륭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