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이 65년 만에 첫 당국 간 회담을 개최한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왕위치 주임위원(장관)이 오는 11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 자금산장 호텔에서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 주임과 만나 장관급 회담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회담은 1949년 국공 내전 이후 양안 당국자가 처음으로 공식 접촉하는 것이다.
회담에서는 양안 대표기구 성격의 사무소 설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 경제공동체 공동 참여, 양안 정부기구 간 상시 대화채널 구축, 언론 매체 상주 허용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마잉주 대만 총통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연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 대화' 가능성을 두고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앞서 마 총통은 7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중국 내 대만 기업인 단체 출범식에서 "양안이 다시는 서로 무력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마 총통이 양안 정상회담을 통한 평화협정 체결 추진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대만은 올가을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안 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연내 양안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이 APEC과 같은 국제행사에서 대만과 회담을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또 대만이 중화민국(대만의 공식 국호) 총통 신분으로 회담을 희망하는 점도 중국 정부로서는 반갑지 않다.
왕 주임위원은 12일 중화민국을 건국한 쑨원(손문)의 묘를 참배하고 난징대학교에서 특강을 한다. 이어 13∼14일 상하이에서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하고 현지 대만인 학교를 방문한 뒤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