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들. "최근 제품가격 인상 기업들 산출근거 납득 안 돼"
최근 과자와 빵·음료수 등의 가격이 잇따라 인상된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해당 제품의 기업들이 높은 영업 이익율과 막대한 시장지배력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산출근거 없이 소비자 가격을 인상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주부교실중앙회 등 10개 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물가감시센터는 11일 기업들이 그동안 올리지 못한 제품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발표가 이어지면서 물가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현실화 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가격을 인상하는 제품의 폭이 넓고 비인기 제품은 가격을 동결한 반면 인기 제품은 대부분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최근 롯데칠성음료·농심·삼립식품 등이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는데 이는 2012년과 2013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각각 2.2%, 1.3%였음을 감안한다면 기업들이 가격인상 요인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재무상황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이나 경영혁신, 내부적인 원가절감 노력보다는 손쉽게 소비자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마진을 유지 및 증가시켜 온 것이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협의회에서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한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기업들의 상당수가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거나,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가지는 등 호의적인 시장 상황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 빈도가 높은 제품의 가격인상을 통해 손쉽게 소비자 가격으로 회사의 이익을 유지해 왔음이 확인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최근 제품가격을 인상한 롯데칠성음료는 2012년 영업이익률은 7.7%, 2013년 3분기 영업이익률은 8.9%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 스스로 가격 인상의 근거로 밝힌 인건비도 2013년 3분기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이 2012년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격조사 결과 펩시콜라는 2010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평균 소비자가격이 74.1%가 올라 가격이 급등했다. 코카콜라음료의 경우도 2012년 영업이익률은 8.9%, 2013년 3분기 영업이익률은 9.3%로 높은 수준인데도 2010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평균 소비자가격이 48.9%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 모두 높은 영업이익률 이면에는 소비자 가격의 지속적인 인상이 있었던 셈이다는 것이 협의회의 주장이다.
또 삼립식품의 경우에는 영업이익률이 최근 3년간 증가 추세에 있으며, 2011년 4월부터 샤니 및 호남샤니 제품의 대부분을 직접 판매하고 있어 2011년 대비 2012년 매출액이 27.6%, 영업이익이 68.8% 상승하는 등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됐다. 자기자본이익율(ROE)도 2011년 4.0%, 2012년 6.6%, 2013년 3분기 6.1%로 2011년 이후 계열사 판매처 통합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2012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양산빵 시장의 주요 제조 3사 중 삼립식품 계열사가 매출액의 87%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양산빵의 상당 부분이 이 회사의 제품으로 진열되는 등 독보적인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협회의는 설명했다.
크라운제과도 2012년, 2013년 3분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7.5%, 7.9%의 높은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할만한 경영 악화 요인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협의회는 덧붙였다.
협의회 측은 "기업들은 정확한 산출근거 없이 원가 인상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이를 빌미로 가격을 대폭 인상시켜 바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가격 인상 전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한 번 더 고려하는 등 지속가능한 사회와 기업을 위해 기업과 사회, 사회구성원의 건전한 상생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제고해 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