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컴퍼니 우용표 대표는 좌충우돌했던 직장 생활이 자기계발의 원동력이었다고 밝혔다. /손진영 기자 son@
대기업 다니면서 공인중개사 자격 취득 및 베스트셀러 집필, 사표 낸 후 대학원 진학과 창업.
많은 직장인들이 부러워할 만한 이력을 지닌 코칭&컴퍼니 우용표(39) 대표를 만났다. 그에게 비결을 묻자 "악덕 상사를 만나서 자기계발에 열중하게 된 것이 계기"라고 웃었다.
서강대 경영학과 94학번인 그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처럼 신촌을 누비며 학교 생활을 즐기기 바빴다. 대학 시절 터진 IMF는 군 제대 후 수습이 됐다. 2000년대 들어 경제 회복세를 보이자 기업들은 채용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고 우 대표는 LG전자 해외영업팀에 거뜬히 합격했다.
그는 "학벌에 콤플렉스가 있거나 취업 스펙이 안 좋다고 생각했다면 인생 계획을 촘촘히 세우고 자격증 취득, 학점 관리 등 뭐라도 열심히 했을 것"이라며 "대학 진학, 대기업 합격 등 작은 성공에 연연한 것이 나태함을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의 큰 성공이 아닌 현실에 눌러 앉은 세월이 후회된다"면서 "사회인이라면 지금 내 모습이 대학생 때 꿈꾸던 모습인지, 10년 전 기대했던 미래인지 되짚어 봐야 한다"고 밝혔다.
◆ 직장 생활에선 능력보다 태도 중요
대학 시절과 달리 직장 생활은 불구덩이였다.
우 대표는 "나는 미운 털이 박힐 대로 박힌 사원이었다"면서 "내 태도도 문제였고, 악마 같은 상사까지 만나니 맨날 동물 욕 들어가며 혼났다"고 밝혔다.
'미운 털'의 시작은 첫 출근 일주일만에 착용한 귀고리에서부터 시작됐다. 소개팅 여성에게 잘 보이려고 한 패션이 화근이었다. 협력 부서에 '급한 사안이니 빠른 협조 바랍니다'라고 쓰는 e메일은 '우리 팀도 바쁘다, 당신은 이기적으로 근무한다'란 지적을 낳았다. 동료 뒷담화를 적은 메시지를 해당 동료에게 잘못 보내 싹싹 비는 일도 있었다. 자신의 근태 과시를 위해 부하 직원을 달달 볶는 상사까지 만나면서 지옥의 회사 생활이 반복됐다.
우 대표는 "연초 목표 대비 3배 이상의 실적을 낸 적이 있는데 내 인사 평가는 '최하'로 나오더라"면서 "직장 생활은 능력보다 태도가 중요함을 깨달았다, 상사에게 덜 혼나기 위해 자기계발에 힘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점심시간을 쪼개 사내 지하 서점에서 매일 책을 읽었고, 밤샘 공부하며 4수 끝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 '신입사원 상식사전' 이어 재테크 책 출간
자신의 직장 생활 실패담과 생존 노하우를 책으로 내고 싶다는 꿈도 꾸었다. 기획안을 보낸 출판사 30곳 중 한곳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온 결과 베스트셀러 '신입사원 상식사전'이 탄생했다.
이후 직장 생활 7년 만에 사표와 함께 부동산 대학원 진학을 했다. 현재는 박사과정 대학원생이자 직장인 업무 계발 사업가로 활동한다. '마흔살 재테크 상식사전' 등 후속작도 꾸준히 쓴다.
우 대표는 "충분한 계획 없이 '욱'하고 사표 쓰지 말아라"면서 "상사 때문에 이직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새 직장에도 악덕 상사는 있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바람직한 상사 리더십은 직무에 충실하며 업무 끝나면 일과를 종료하는 것"이라면서 "부하 직원의 경우 잘못을 저질렀을 때 여성은 감성에 호소하고, 남성은 내 탓 아니라고 변명하는 경향이 있는데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자세가 먼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돌이켜보니 악덕 상사를 만난 것은 축복이었다"면서 "덕분에 책도 쓰고 내가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