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기간에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북한은 어제 고위급 접촉에서 예정대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하되 군사훈련 기간에는 상봉 행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자신들의 원칙적인 입장이라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0∼25일이고, 키 리졸브 연습은 24일 시작될 예정이서 24∼25일 이틀이 겹친다. 북한의 언급대로라면 20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예정대로 시작하더라도 24∼25일에는 상봉 행사를 진행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22, 23∼25일 두차례로 나눠 금강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북한이 애초부터 한미군사훈련을 앞두고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 성격으로 이번 회담을 제안하고 나선 게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의 대원칙에 일정한 공감대를 이룬 상황에서 고위급 대화의 불씨를 살려보려는 노력을 일단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경제 발전을 위한 대외 환경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북미 대화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일정한 남북관계 개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북은 전날 접촉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논의 사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합의, 향후 추가 접촉 여지를 남겨뒀다.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남북이 이미 합의한 이산가족상봉 준비를 위해 금주 내 선발대를 금강산지역에 파견할 예정"이라며 남북 고위급 접촉과 상관없이 예정대로 이산가족상봉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