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에 병든 새와 상처 입은 새들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조류전문병원이 문을 열었다.
생물학자이자 수의사, 조류학자인 블라디미르 로마노프 원장은 "모스크바에 조류전문병원을 개원한 뒤 반응이 좋아 페테르부르크에도 병원을 개원했다"고 밝혔다.
로마노프 원장은 "모스크바에는 1992년도부터 조류전문병원이 있었지만 페테르부르크에 이 같은 병원이 생긴 것은 처음"이라며 "병원은 접수 및 대기실, 진료실, 새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장 근처에 설치된 웹 카메라를 통해 온라인 사이트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새들의 상태를 항상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조류전문병원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 병원을 찾는 '환자'들 가운데에는 주인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거리에서 상처나 질병을 앓았던 야생 조류들도 많다. 이 병원의 의사인 엘레나 파블로바는 "야생 조류의 경우, 치료가 끝난 후 스스로 날수 있다면 야생으로 돌려보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병원 내 시설에서 보살핀다"며 "랴잔시에는 전문 야생조류보호 시설이 마련돼 그곳으로 보낼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들을 치료하고 수용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기부를 많이 받는다"며 "돈 이외에 새모이나 약품 등을 기증받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파블로바는 "페테르부르크에는 타도시에 비해 새 사냥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상처 입은 새들이 많다"며 "이를 그대로 방치해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페테르부르크 병원에서는 백조, 까마귀 두 마리, 어린 비둘기 한 마리가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야생에서 발견된 백조는 치료와 야생적응 훈련을 마친 3월 말쯤 야생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라 포로트코바 기자·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