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올림픽이 개막 열흘째에 접어들면서 전체 일정 중 절반이상 마무리됐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선수들의 메달 경쟁만큼 지상파 방송 3사의 중계 시청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각 방송사들은 저마다 전문성과 개성있는 간판 진행자들을 내세우는 한편 예능적인 요소도 접목해 시청자들의 눈길 잡기에 나서고 있다. 마치 예능프로그램 장외 싸움을 보는 듯 하다.



◆KBS 강호동 + '우리동네 예체능'

KBS는 지난 10일 모태범 선수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 방송인 강호동을 특별해설위원으로 투입해 가장 먼저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천하장사 씨름선수 출신 강호동은 선수의 입장에서 상황을 설명하며 시청자의 공감대를 이끌었다. 또 강호동은 이상화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 해설 도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KBS 관계자는 "강호동은 정식 해설위원이 아닌 보조 해설위원이었기 때문에 본인의 코멘트가 앞서가면 안 된다는 것을 정말 잘 알고 있었다"면서 "소치로 출국하기 한 달 전부터 공부하고 스포츠국과 회의를 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맏형 강호동이 선수들의 마음을 대변했다면 '우리동네 예체능' 출연진은 현장 곳곳에서 활약했다. '우리동네 예체능' 관계자는 "출연진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활약했다"며 "강호동뿐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한 달 전부터 소치 올림픽을 준비해왔던 만큼 볼거리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동네 예체능' 소치 올림픽 특집은 오는 18일과 25일 2회에 걸쳐 방송된다.



◆SBS 예능·스포츠 강자 이경규 투입

SBS는 축구 중계로 많은 스포츠 팬을 거느린 배성재 아나운서를 대표주자로 내세웠다. 또 1994년부터 SBS에서 피겨스케이팅 해설을 맡으며 대중과 친숙한 방상아 해설위원을 내세웠다. MBC와 KBS가 김성주와 강호동을 투입해 주목받은 것과 다른 모습이다.

여기에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이경규·성유리의 '힐링캠프'를 현지에 출격시켰다. 예능과 스포츠 선두주자 이경규 사단을 투입해 또 다시 '감성 예능'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5일간 소치에 머물며 대한민국 선수단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특히 이경규는 2002년 MBC '이경규가 간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2년간 스포츠와 예능을 결합시켜 전 국민이 공감하는 예능을 보여줬다.

SBS 관계자는 "소치 경기와 선수들의 뒷 이야기를 생생히 듣고 왔다"며 "두 사람의 소치 촬영분은 '힐링캠프' 소치 특집으로 방송된다"고 말했다.



◆ MBC 특별팀 차별화

MBC는 김성주를 앞세워 전문성을 강조했다. 김성주 이외에도 피겨스케이팅 국제심판 출신의 정재은 해설위원 등을 포함해 8명의 캐스터와 9명의 전문 해설진을 배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성주를 비롯해 전문 해설진으로 분위기를 띄웠다면 기존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특별팀을 투입해 차별화를 뒀다.

'일밤-진짜사나이'에 출연 중인 서경석과 박형식을 메인 MC로 내세워 '진짜사나이-소치에 가다'를 특별 편성했다. 다만 두 사람이 막강한 팀워크로 똘똘 뭉친 경쟁사 프로그램의 MC들을 이겨낼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들은 인터뷰를 중심으로 경기를 앞둔 대한민국 선수들의 흥분되고 떨리는 심경을 그대로 전달할 계획이다.

MBC 관계자는 "현지 상황이 유동적이라 경기 결과에 따라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인터뷰 중심으로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심경을 전달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의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