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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이슈진단]GS칼텍스 안전불감증, 세계 최고기업 '어림없다'

유출량 축소 등 부도덕성으로 허진수 부회장 약속 '공염불'전락

GS칼텍스/ 손진영 기자



신년 벽두에 불거진 '여수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경찰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GS칼텍스의 부도덕한 행태가 지속적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고 당시 '우리도 피해자'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는가 하면, 최근 여수해경 조사에서 GS칼텍스 측이 유출량을 축소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간 GS칼텍스는 축소 의혹을 부인해 왔다.

이에 따라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에너지는 물론 화학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은 단순한 공염불임을 입증한 결과가 됐다.

업계에서는 "우리 기업의 안전불감증은 곧 기업의 후진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안전문제에서 모범사례로 꼽히는 글로벌 석유회사 '셸' 등과 비교해보면 GS칼텍스 등의 기업이 세계 최고로 성장하기 힘든 이유"라고 지적했다.

◆GS칼텍스 유출량 축소 은폐 '사실로 드러나'

여수해경이 최근 실시한 GS칼텍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GS칼텍스 측이 유출량을 축소하는 내용이 담긴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여수해경은 GS칼텍스가 사고 초기에 유출량을 800ℓ로 했다가 논란이 일자 뒤늦게 2000ℓ로 추산한 문건을 입수해 조사한 결과, 2000ℓ를 기준으로 실제 유출량 16만4000ℓ보다 132배 가량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측은 그간 '800ℓ나 2000ℓ라고 발표한 사실이 없다'며 축소의혹을 부인해 왔다.

여수해경은 지난 15일 GS칼텍스 여수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우이산호 충돌로 원유2부두의 송유관이 파손된 이후 GS측의 송유관 차단 및 유류 확산 방지 등이 적절했는지와 초기 유출량 축소 은폐여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특히 파손된 송유관에서 원유 등이 유출되지 않도록 조치한 부분 등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GS칼텍스 여수공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경 조사결과, GS칼텍스측의 조직적인 축소은폐와 초동 조치상황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그간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GS칼텍스측의 대응행태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최근 "GS칼텍스는 당초 늑장신고를 한 책임이 있다. 송유관 자동잠금장치가 작동안돼 3종류 기름이 쏟아졌다"며 "25분이나 쏟아지고 나서야 수동으로 잠궈 초기 기름 유출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GS칼텍스가 원유 유출량을 축소 발표해 초동 대처를 못하도록 원인을 제공한 책임이 있다"며 "유조선이 들이받은 송유관에서 기름도 빼봐야 하는데 그런 지침도 어겼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도 "GS칼텍스는 기름 유출량을 수백 배 축소하고 신고를 미뤄 해양오염 방제 매뉴얼의 작동을 사실상 마비시켰다"며 "지난 1995년 좌초한 씨프린스호의 소유주였고 같은 해 일어난 사파이어호 기름유출도 GS칼텍스 소유 부두에서 일어났던 걸 고려하면 이 회사의 안전 불감증은 충격적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진수 부회장 비전은 '공염불'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은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안전을 강조해 왔다. 허 부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도 에너지는 물론 화학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무사고·무재해 사업장 달성 등 5가지 중점 실행과제를 반드시 실현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계열 주유소와 충전소의 안전 의식을 고취시킨다며 '전국 LPG충전소 및 주유소 안전결의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허 부회장의 이런 결의와 약속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번 '여수 기름유출 사고'에 이어 최근 여수산업단지내 GS칼텍스 석유화학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여수 기름유출 사고'의 대처 과정에서 자신들이 1차 피해자인 것처럼 주장하는 등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행태를 보여 공분을 사기도 했다.

특히 정부에서 GS칼텍스가 1차 피해보상 주체로 거론하자 우리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다가, 사건발생후 11일 후에야 허진수 부회장 명의로 사과광고를 했다. 허 부회장은 "피해주민에 대한 빠른 보상과 완벽한 방제작업 마무리로 피해지역 주민들이 상처를 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불의의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 기관과 함께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우리나라 석유 수급에도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근 카드 사태 등에서 다른 기업의 대표들이 국민앞에 직접 고개를 숙인 것과 너무 다른 행태여서 진정성 여부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번 여수해경의 축소은폐 발표로, 부도덕성이 더욱 드러나게 됐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GS칼텍스는 자신들이 피해자라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무책임한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며 "우선 초기에 책임을 다한 후, 국가와 원유사 등을 대상으로 구상청구과정으로 정산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국적 석유기업 '셸'에서 배운다

다국적 석유기업은 '셸'은 안전문제에 있어 모범사례로 꼽힌다. 셸은 이미 지난 2004년 운전자가 주유중 지 켜야 할 '행동 수칙'을 만들어 싱가포르 전역에 배포한 바 있다.

싱가포르 전역에 주유소 74곳을 두고 있는 셸은 '안전을 생각해 안전을 지키자' 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주유중 운전자가 절대 해서는 안되는 사항을 적시한 '행동 수칙'을 만들었다.

셸은 또 사내 작업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CEO 주도로 세계 모든 지역에 단일한 안전기준을 만들고, 하청업체도 안전기준을 준수여부에 따라 등급을 매겨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만 명이 넘는 전 세계 직원의 모든 의료기록과 건강검진 기록을 회사가 관리해 직원의 건강까지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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