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륨 몸매, 시크릿, 속옷 화보, 치어리딩.
포털 사이트에 전효성(26)을 검색하면 뜨는 연관어다.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이자 볼륨 있는 몸매로 눈길을 끌었던 그녀의 이름 아래 최근 한 줄이 더 추가 됐다.
'배우 전효성'.
시크릿 데뷔 6년 만에 첫 공식 개인 활동에 나선 전효성은 케이블 채널 OCN의 10부작 미스터리 수사 드라마 '처용'에서 기억을 잃은 여고생 귀신으로 분했다.
◆ 귀신이 무서운 전효성의 첫 귀신 연기
"실제로는 가위에 잘 눌리고 귀신을 무서워하는 성격이에요. 사실 저도 첫 연기 데뷔로 귀신 역할을 하게 될지 몰랐어요."
귀신 보는 형사 윤처용(오지호)과 함께 미제사건들을 해결하는 그녀는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귀신을 뛰어 넘어 새로운 모습의 귀신을 창조했다.
'160cm 키에 웃을 때 잇몸이 살짝 보이는 얼굴. 활발하고 정의감에 불타는 성격.' 전효성이 생각한 '처용' 속 귀신인 나영의 모습이다.
그는 촬영에 앞서 극 속 장면을 상상하기도 하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분석한 편지를 제작진에게 보내기도 했다.
"오디션 당시 작가님께서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은 반대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반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염려를 한 거죠. 하지만 스스로 작품에 많은 매력을 느꼈고 나영 역이 너무 마음에 들어 나름대로 캐릭터를 만들고 준비했었어요."
그런 그가 만든 귀신 나영은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수사하는 귀신'으로 매 회 윤처용을 돕는다.
오지호와 오지은 사이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존재감을 빛내며 아이돌 정극 출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100% 사전 제작된 탓에 한 회 한 회 시청자들의 반응을 볼 수 없는 불안함을 떨쳐야 했다.
"촬영은 지난해 8월 중순부터 12월초까지 있었는데 연기 데뷔작임에도 여유가 있어서 오히려 더 좋았어요. 가수 활동을 할 때는 연습한 춤과 노래를 하면 되지만 연기는 현장 상황에 따라 많이 바뀌기 때문에 플랜 A·B를 세우기도 했어요. 첫 촬영 전까지는 영화 '여고괴담' 등을 보기도 하고 혼자 녹음을 해가며 연습을 했어요."
촬영 중간 선배 배우나 감독과의 대화로 연기를 배웠다.
"감독님뿐만 아니라 선배들과도 대사 호흡이나 제스처 등을 구체적으로 상의할 수 있었어요. 나영이 고통을 느끼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님께서 실감 나는 연기를 위해 실제 목을 조르는 시범을 보여주셨어요. 오지은 언니는 생니를 뽑았을 때 느낌이라고 설명해주기도 했었죠."
◆ 변화, 신중하게 도전할 것
첫 방송이 있었던 지난 9일. 그는 일본에 있어 본방사수를 못했다고 한다.
"1회는 선화와 대만에서 봤는데 선화가 귀엽게 잘나왔다고 말해줬어요. 하지만 아직 긴가민가해요. 드라마를 보면 문제점들이 먼저 보이거든요. 연기자 전효성에서는 시크릿 전효성이 안 보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연기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술에 배가 부르겠냐 만은 그의 변신 욕심은 좋아보였다. 물론, 변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전효성은 한 속옷 브랜드의 모델로 나서 파격적인 변신을 하기도 했다.
"속옷 광고를 하고 난 후 매출이 5배 이상 뛰었다고 들었어요. 당시 '포이즌'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돌의 속옷 화보라는 점에서 이슈가 된 것 같아요. 변신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요. 26살의 전효성은 또 다른 모습이 되고 싶어요."
그는 앞으로도 시크릿에서는 지금과 같은 밝고 젊은 느낌을, 개인 활동에서는 좀 더 성숙한 느낌을 주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올해는 시크릿 멤버 모두 개인 활동을 활발히 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솔로앨범도 준비하고 싶고 향후에는 로맨틱 코미디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섣불리 어설픈 모습을 보이기보다 스스로 역량을 갖추고 더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26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변화를 위한 준비도 기꺼이 할 자신이 있다는 그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디자인/박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