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본 왕세자가 헌법 준수를 강조하는 발언을 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23일 54세 생일을 맞이한 나루히토 왕세자는 현지 언론과의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은 전후 일본헌법을 바탕으로 평화와 번영을 향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헌법을 지키는 입장에 서서 매사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헌법에 따르면 천왕(일왕)은 헌법에 정해진 국사에 관한 행위만 하며, 국정에 관여할 권한을 가지지 않는다. 그의 이번 발언은 이 같은 규정을 전제한 뒤 이뤄졌다. 국정에 관여하지 못하게 한 헌법 규정을 준수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나루히토 왕세자의 발언은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해 헌법 해석을 바꾸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입장과 뚜렷한 대비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

일본 왕실이 헌법 수호를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해 팔순 생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사회의 토대로서 헌법의 가치를 역설했다. 그는 "전후에 만들어진 평화 헌법은 오늘날 일본을 일궈낸 바탕"이라고 말했다.

/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