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어김 없이 올림픽 영웅이 탄생하며 감동과 환희를 안겼다.
가장 주목받은 스타 중 한 명은 한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다. 쇼트트랙 남자 500m와 1000m,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쓸어담으며 이번 대회 최다관왕이 됐다. 1500m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 데 이어 역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쇼트트랙에서 두 차례 3관왕을 차지했다. 금메달 수(6개)와 총 메달 수(8개)에서도 남녀 선수를 통틀어 최다를 기록하며 쇼트트랙 역사에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바이애슬론 여자부에 출전한 벨라루스의 다르야 돔라체바가 금메달 3개로 안현수와 함께 최다관왕에 올랐다. 돔라체바는 10㎞ 추적과 개인 15㎞, 12.5㎞ 단체출발에서 정상에 올랐다. 밴쿠버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였던 마리트 비외르겐(34·노르웨이)도 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크로스컨트리 여제의 위상을 높였다.
노르웨이의 바이애슬론 영웅 올레 에이나르 베이른달렌(40)은 혼성 계주와 남자 스프린트 10㎞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월을 거스르는 넘치는 힘을 과시했다. 그는 동계올림픽에서 총 13개의 메달(금 8·은 4·동 1)을 목에 걸며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반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스타들도 있다. 스노보드계의 절대 강자인 미국의 숀 화이트(28)는 노메달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었다. 주종목인 하프파이프에서 그는 신기술을 들고 나온 스위스의 유리 포드라드치코프에게 우승을 내줬다.
올림픽 2연패는 물론 지난 10년간 황제로 불려왔던 화이트는 '영원한 1위는 없다'는 진리를 확인하고 씁쓸하게 이번 대회를 마쳤다.
토리노와 밴쿠버에서 모두 1000m 금메달, 15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스타 샤니 데이비스(32)는 소치에서 시상대 근처도 못 가봤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그는 1000m 8위, 1500m 11위로 부진했다. 데이비스뿐만 아니라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전체가 30년 만에 메달을 단 하나도 건지지 못하는 역사적 부진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