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지 한달여를 맞아 전남북과 충남북, 경기 등에서 의심 신고가 잇따르면서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오전 전남 영암 시종의 한 농장에서 육용오리 1만6500마리 가운데 20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씨오리 5400마리를 사육 중인 영광 홍농의 한 농장도 산란율이 떨어졌다고 당국에 신고했다. 전남도는 간이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지만 예방 차원에서 가축 이동제한 조치와 함께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전남도는 전날에도 영암 신북의 육용오리 농장에서도 폐사 신고가 들어와 오리 4만3000마리를 살처분했다.
영암 시종, 신북, 도포와 나주시 반남, 왕곡, 공산 등 반경 10km 이내 지역은 전국 오리 사육량의 45%가 몰려 있는 최대 주산지로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보성리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도 100여 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 농장은 지난 15일 고병원성 AI로 판명난 육용오리 농장에서 600m 떨어진 곳이다. 당시 반경 500m 내 씨오리 농장의 오리를 포함해 3만7000마리가 살처분됐다.
20일 접수된 충남 논산 종계농장의 의심신고는 고병원성 AI로 확진돼 해당 농장과 반경 500m 이내 농장에서 기르는 가금류 5만5000 마리가 살처분됐다.
전북 익산과 경계지역인 논산 연무읍 마전리의 한 종계농장에서 폐사한 닭 150여 마리에서도 고병원성 AI 항원(H5N8형)이 검출됐다.
이 농장과 23∼24㎞ 떨어진 논산 연산면 화악리 천연기념물 265호인 '연산 오계' 500여 마리를 사육 중인 지산농원도 비상이 걸렸다. 연산 오계는 최근 10년간 AI가 발생할 때마다 3차례 몸을 피했다가 다시 돌아온 이력이 있다.
경기 안성시 보개면의 한 토종닭 사육 농장에서는 22일 이틀간 370여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지방자치단체들은 AI 재확산 우려가 대두되자 방역에 적극 나서는 한편 각종 행사 규모를 줄이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고속도로 IC와 주요 국도에 이동통제초소를 설치해 공무원, 경찰, 군인, 주민 등을 동원해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