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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충격빠진 SK…재계 '가혹하다' 한목소리

대법, 최태원 SK 회장 징역 4년·최재원 3년6월 확정



SK그룹이 충격에 빠졌다.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수석 부회장이 27일 열린 회삿돈 횡령 혐의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에서 실형이 선고됐기 때문이다. 재계 오너가의 형제가 모두 실형을 받은 것은 사상 초유로, 향후 그룹 경영상에서 장기간 공백이 우려된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이날 최태원 SK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의 징역 4년을,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원심처럼 징역 3년 6월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의 공모사실을 인정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판시했다.

◆혼란빠진 SK…재계 "너무 가혹하다"

SK그룹은 이날 최종 판결 이후, 혼란에 빠지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의 사례처럼 파기환송을 통해 집행유예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최태원·최재원 형제 중 한명이라도 실형을 면할 것이라는 낙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 바 있다.

그러나 두 형제가 모두 실형을 받게 돼 향후 정치적 사면 등 감형요인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상당기간 경영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그룹은 이에 따라 김창근 의장이 주재하는 SK 수펙스 추구 협의회를 통한 비상경영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날도 협의회 주재로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향후 그룹 경영방향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SK그룹은 6개 위원회를 중심으로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도입하고, 계열사별 자율경영을 해왔다.

그러나 오너가 없는 상황에서 신성장산업 발굴이나 대규모의 투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그간 중국 사업에 '올인'하다시피 하며 글로벌 사업을 진행해 온 상황에서 해외에서의 투자를 결정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SK 관계자는 "국내 10대 그룹 총수 중 실형이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침통한 상황이다. 오너가 없는 상황에서 신성장산업 발굴이나, 글로벌 분야에서 큰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고, 보수적으로 해 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과 관련,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에 대한 동정론이 감지되고 있다. 한마디로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너무하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재판 과정에서 상당기간 구속상태였고, 전반적인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우처럼 파기환송을 통해 집행유예 정도로 끝낼 수도 있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엇갈린 사법부 판결, 판단기준 '무엇' 논란

대법원이 이날 내린 판결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지극히 당연하다는 입장인 반면, 일각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구자원 LIG그룹 회장 등과 비교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김기정)는 지난 11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구자원 LIG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바 있다.

SK그룹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형판결이 내려지자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SK는 그간 최태원 회장의 경우, 투자사실은 알았지만 자금을 끌어다 쓴 사실은 몰랐고, 최재원 부회장도 돈의 지급은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김원홍 전 고문이 항소심에서 증언할 기회를 줄 것을 요청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이날 판결에서 "최 회장은 횡령 범행에 관해 아무 것도 몰랐다"는 내용의 녹취록에 대한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특히 "김원홍에 대한 증인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조치가 증거 채택에 관한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까지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는 동일선상에서 생각할 수 없다"고 못밖고 "김 회장의 경우, 사익을 목적으로 배임한 것은 아닌 반면, 최 회장의 경우 사익을 위한 것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최 회장의 경우, 1심에서 반성의 기미가 없이 다른 사람에게 죄를 떠넘기려 하는 등 재판부를 호도하려는 시도가 많았다"며 "재판부가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정상참작이나 법적감경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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