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크림전쟁'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크림 자치공화국으로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키는 러시아의 움직임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따라 19세기 중반 나이팅게일이 활약했던 '크림전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러시아군 6000명 이동설
이호르 테뉵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1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최근 6000명의 추가 병력을 우크라이나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했다.
테뉵 장관은 "크림반도 지역의 우크라이나 군이 큰 위험에 처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중단하고 크림반도에서 철수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보다 앞서 13대의 러시아 항공기가 각각 150명의 병력을 태운 채 크림반도 심페로폴 인근 그바르데이스코예 공항에 착륙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흑해함대에서의 군사 훈련은 우크라이나와의 상호협정에 따른 것"이라며 군사 개입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앞서 크림 자치공화국의 친러시아계 무장세력은 공화국 정부 청사와 의회 건물을 장악한 데 이어 심페로폴의 공항도 한때 점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유럽, 러시아 제재 논의 착수
러시아의 군사움직임에 대해 미국이 강경 노선으로 급전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는 대가가 따르리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냉전의 귀환'이라고 평가했다.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이란 핵 제재 등 굵직한 국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해 왔던 미국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군사개입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자치하다간 러시아가 미국의 유럽·중동·아시아 내 이해관계에 도전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이미 미국은 유럽 국가들과 러시아 제재 조치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 미 관리의 말은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과 유럽 주요 정상들이 6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불참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