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 입성을 앞둔 요즘 대학 새내기들의 마음은 청춘의 꿈으로 가득찼던 예전 새내기들과는 사뭇 다르다. 언제부턴가 대학은 지식의 전당도 낭만과 자유의 장소도 아닌 스펙 쌓기에만 매달리는 취업 전쟁터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춘의 꿈은 포기할 순 없는 것. 입학을 앞둔 새내기라면 캠퍼스 배경의 영화를 보며 스펙 쌓기가 아닌 진짜 꿈을 찾기 위한 대학 생활 예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
◆ 진짜 공부는 이런 것! '세 얼간이'
2009년 개봉한 인도 영화 '세 얼간이'는 공학 천재들만 간다는 명문대에 모인 세 친구가 성적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대학에서 자신의 꿈을 쫓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재벌 아들 대신 입학한 가짜 학생이지만 공학 공부를 진짜 즐기면서 하는 란초가 좋은 성적만을 강요하는 권위적인 학장과 사사건건 맞서는 활약상, 본인이 좋아하는 사진작가의 길 대신 아버지가 정해준 공학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파르한과 가난한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무조건 대기업에 취직해야 하는 라주가 란초와 만나 변화하는 모습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영화는 마지막에 이들의 모습과 취업만을 목표로 했던 또 다른 학생의 졸업 후 모습을 대조시켜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소신 있게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기면서 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한다. "성공은 쫓아가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걸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쫓아온다"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인도 영화지만 국내 대학생들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아 공감이 가고, 발리우드 특유의 흥겨움을 가지고 있어 심각하지 않게 웃으면서 볼 수 있다.
◆ 대학의 역할이란? '억셉티드'
2006년작 미국 영화 '억셉티드'는 입시에 실패한 한 학생이 가짜 대학교를 만들어 진짜 행세를 하다가 들통난다는 줄거리다.
영화는 주인공인 바틀비 게인스가 대학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버려진 건물을 개조해 가짜 학교를 만들자 전국의 모든 입시에서 탈락한 대학생들이 몰려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가짜 대학은 학점과 졸업만을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재미없는 것만 기계적으로 주입시키는 여타 대학과 달리 학생들이 직접 원하는 과목을 만들어서 수업을 듣게 한다.
설정 자체는 황당하지만 대학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는 묵직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대학은 학생의 꿈을 찾도록 도와주는 곳이지 배움을 강요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말로 배우는데는 선생도 교실도 화려한 전통도 돈도 필요없다. 필요한 건 오로지 자신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들뿐"이라는 주인공의 외침은 스펙쌓기만 강조하는 대학, 그리고 배움의 즐거움도 꿈도 잊어버린 요즘 학생들에게 울림을 준다.
◆ 스펙쌓기가 아닌 창업으로 '소셜 네트워크'
2010년 개봉한 '소셜 네트워크'는 대학 시절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주거버크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실화 영화다.
사실 이 영화는 주커버그를 부정적인 측면에서 묘사해 교육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다. 극에서 주커버그는 하버드 재학 시절 페이스북 창업에 성공해 엄청난 부자가 되지만 실은 여차친구의 뒷담화를 블로그에 올리고 교내 여학생들의 외모를 비교하는 웹사이트를 만든 찌질이였던데다 다른 학생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페이스북 창업의 발판으로 삼은 것으로 그려진다.
과거 창업 당시와 몇 년 후 아이디어 도용과 관련된 전대미문의 소송전이 수시로 교차하며 화면에 펼쳐진다.
그러나 청년실업 100만 명 시대를 맞은 한국 사회에서 대기업만을 지상 최대 과제로 삼는 요즘 청년들에게 창업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작품이다. 취업보다 창업을 장려한다는 극중 하버드 총장의 말이 인상적이다.